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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장님

월매출 4000만원의 비결은 고객과의 ‘수다’

#버드나무포차 # 김세중 # 사장님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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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경력 바텐더 사장님의 배달 포장마차 이야기



낮과 저녁의 경계가 애매해질 무렵 아름드리 버드나무 아래에서 소주 한 잔. 이런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공간이 경기 포천시 신읍동에 있습니다. ‘버드나무포차’란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줄기가 울타리까지 내려온 버드나무가 보이는 운치 있는 공간과 맛있는 음식 덕분에 포천 핫플레이스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이런 포장마차가 작년 11월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계기였습니다. 다행히 배달 시작과 동시에 ‘포천 배달 맛집’이 됐습니다. 요기요 입점 한 달 만에 요기요 월매출 1000만원. 3개월 후에는 주문 건수, 배달 성공률, 리뷰 댓글 수 등을 고려해 선정하는 ‘요기요 우수매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분위기를 맛보러 간다는 포장마차가 배달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버드나무포차를 운영하는 김세중(47) 사장님의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에 자리잡은 버드나무포차ㅣ김세중 사장님 제공



문 열자마자 ‘동네 핫플’ 된 포장마차


포천시에서 나고 자란 김 사장님은 대학교에 입학하던 해 고향을 떠났습니다. 이후 줄곧 서울에서 생활하다 아버지의 인삼 농사를 돕기 위해 2012년 봄 포천으로 돌아왔죠. 김 사장님은 인삼 농사 비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차에 늘 생각만 해오던 ‘음식 장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해양 경찰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 해상 근무를 서게 되면 꼬박 닷새는 배에서 생활해야 했어요. 그때 제가 요리 담당이었어요. 배가 출렁거리는 와중에 쌀뜨물을 맞추고 칼질을 해야 했어요. 선임들 각자의 입맛에 맞춰 음식도 맛있게 만들어야 했구요. 그때 요리하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만약 식당을 내게 된다면 손님들에게 다양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주일에 여러 번 와도 질리지 않은 매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 점에서 ‘포장마차’가 딱 들어맞았죠.”

인삼 농사 비수기에 접어들자 김 사장님은 생각만 해오던 것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2012년 12월 동네 랜드마크인 버드나무 앞에 테이블 네 개를 둔 포장마차를 열었는데요. 오픈과 동시에 포장마차는 주민들의 집합소가 됐습니다. “포장마차인데 예약이 들어오더라구요. 자리가 없는 날은 포장마차 밖에 테이블을 펴달래요. 물이 얼 만큼 추운 날씨여서 안 된다고 말씀드리니 고객들이 그럼 매장을 크게 열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고객들이 이렇게 요리하는 걸 직접 보고 사장과 소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는 거예요. 다들 좋아해 주시니 장사가 재밌었어요. 6개월 만에 포장마차 옆 건물에 정식 매장을 열었어요.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마당에는 자갈을 깔고 울타리를 치고 파라솔과 테이블을 뒀죠.”


바텐더처럼 손님에게 ‘먼저 말 걸기’


 매장 한편에 마련된 바에서 김세중 사장님


포천에 오기 전 김 사장님은 ‘클래식 바’ 바텐더로 12년 동안 일했습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클래식 바 다섯 곳을 관리하는 매니저로 장사 내공을 쌓았죠. 바텐더 생활을 하며 몸에 밴 습관은 포차 운영 여기저기 녹아있습니다. “매장 운영이 힘들더라도 벽에 기대거나 테이블을 짚고 서지 않아요. 바텐더 생활을 하며 몸에 밴 습관이죠.”

김 사장님은 ‘고객과의 대화’가 장사의 기본이라고 강조합니다. “고객 응대가 어렵다면 장사는 끝이라고 생각해요. 바텐더로 일한 경험 덕분인지 고객의 어떤 피드백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아요. 포차라고 ‘소주만 가져다주고 끝’이 아니라 고객과 이야기를 나눠야죠. 지금 우리 매장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맛있어서 주문하는 메뉴가 무엇인지, 2차로 왔을 때 소소하게 시키기 좋은 메뉴는 무엇인지. 짐작해선 안돼요. 고객이 말해줘야 아는 거죠.”

 버드나무포차의 베스트셀러 육사시미(3만원)와 깔끔하게 포장돼 배달되는 육회(2만5000원)


고객들이 자주 찾는 메뉴는 육회와 육사시미입니다. 다른 포차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1등급 한우 암소 설깃머리살을 사용하는데 정말 고급 한우를 쓰는지 궁금해하시는 고객을 위해 이력번호와 등급표는 잘 보이게 두고 자랑합니다. “보통 홍두깨살을 육회로 많이 드시는데 저희가 쓰는 설깃머리살은 홍두깨살보다 육질이 훨씬 부드럽죠. 한 마리당 1~1.5kg밖에 나오지 않은 고급 재료에요. 육사시미와 육회를 먹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넘게 걸리는 일산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단골손님도 있었어요. 효자 메뉴죠.”


말보다 자세한 피드백은 배달의 장점


식당 문을 연지 6개월 만에 월 매출 3000만원대를 찍던 버드나무 포차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주로 2차, 3차 술자리로 포장마차를 찾던 고객 발길이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뚝 끊겼습니다. 매출도 반으로 줄었다고 하는데요. 배달이 구세주였습니다. “반신반의하며 ‘매출 유지만 하자’는 생각으로 배달을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주문이 잘 들어오더라구요. 매장에서 오시던 단골손님들 덕분이에요. 밖에 못 나가니까 집으로 안주를 주문하신 거죠. 매장 손님은 줄었지만 매출이 급상승했어요.”


 김세중 사장님


김 사장님은 고객의 평가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는 게 배달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배달앱  리뷰만큼 솔직하고 자세한 평가를 들을 곳이 없어요. 홀에서 드시는 손님들은 맛있다는 말씀만 하세요. 불편한 점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 고객이 대부분이에요. 그냥 다음에 오시지 않는 거죠. 그런데 배달은 별점을 매길 수 있잖아요. 얼굴을 보지 않아도 소통할 수 있는 창구예요. 우리 매장의 어떤 부분이 좋고 나쁜지 디테일하게 알 수 있어요. 그걸 바탕으로 하나씩 고쳐나가야죠. 저도 리뷰를 남겨주시는 고객들께 매번 다른 댓글을 남기고 있어요. 주변 권유로 등 떠밀려 배달을 시작했는데 제가 틀 안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은 포장·배달 주문이 70%를 차지해요. 배달을 늦게 시작한 게 후회되기도 했죠.”


월 4000만원 올리는 ​‘배달 포차’의 비결


①애매한 홍보 대신 확실한 서비스로


포차에서 대화를 나누며 단골이 모였던 것처럼 ‘배달 단골’을 만들기 위해 서비스를 아낌없이 제공합니다. 배달 고객들이 ‘적당한 안주를 시켜 먹었다’가 아니라 ‘버드나무포차 음식을 먹었다’고 느끼려면 음식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어야 하죠. “신선한 계절 메뉴를 맛보시라고 서비스로 넣어 드려요. 많이 시키긴 고민되고 안 시키긴 아쉬운 떡볶이, 게 튀김도 덤으로  보냅니다. 서비스를 주메뉴만큼 좋아하시더라고요. 단가가 싸진 않는데요. 생각 못 했던 서비스를 받으면 기억에 남잖아요. 어줍잖게 홍보를 할 바엔 푸짐한 서비스로 기존 단골을 놓치지 말자는 마음이죠.”


 버드나무포차의 스테디셀러 1504 훈제 통삽겹살(2만5000원)


②10명 중 7명의 입맛만 잡아도 성공


‘고객 응대’가 주특기라고 자부하는 김 사장님도 고객 의견 때문에 난처했던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맛 평가’ 때문이었는데요. “이건 음식점을 하는 사장님들과 나누고 싶은 얘긴데요. 배달앱에 맛없다는 리뷰가 많으면 문제겠지만 종종 올라오는 부정적인 리뷰 때문에 너무 상심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고객의 의견을 적절하게 듣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맛을 낼 수 없어요. 10명 중에 7~8명이 맛있다고 해도 2~3명은 맛없다고 할 수 있어요. 저도 10명을 다 맞춰야 하는 줄 알고 3명의 입맛을 쫓다가 7명을 놓친 경험이 있어요. 이젠 10명 중 7명 정도가 맛있다고 하면 신메뉴로 선보이기 충분한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내놓습니다.”

③단골이 찾던 맛 그대로 배달하기


김 사장님은 홀에서 잘 팔리는 메뉴라고 해도 배달 과정에서 맛이 변할 수 있다면 배달앱에서 과감히 없앴습니다. 주로 우동, 크림수프 같은 따뜻한 음식인데요. 고객들이 받았을 때 온도에 관계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 위주로 배달합니다. 홀 매출을 높여주는 인기 메뉴를 배달하지 못해 아쉬움도 남지만 ‘단골이 집에서 주문해도 맛이 달라지면 안 된다는 것’이 사장님의 고집입니다.


김세중 사장님


가장 주문이 많은 육회와 육사사미는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자동차로 직접 배달을 갑니다. “포천 지리를 제가 가장 잘 알아요. 저희 매장 음식만 바로 배달하니 사장이 직접 움직이는 게 가장 빠르더라구요. 고객에게 눈도장 한 번 더 찍을 수 있는 기회구요. 코로나19 때문에 못 보던 고객들을 문 앞에서 잠시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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