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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점은

#슬기로운 외식생활 #음식의 역사 #붕어빵 역사

음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 것을 먹던 인간은 불을 발견한 후로 고기와 채소 등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뇌 크기가 커졌는데요. 이전보다 커진 뇌를 가진 인간은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음식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뿐 아니라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음식이 인간의 생활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1인 메뉴가 늘어난 것이 그 예입니다.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음식과 우리의 삶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보는 슬기로운 외식생활을 연재합니다.


 “퇴근길 어디선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냄새가 납니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도 줄을 서서 사먹게 되는 바로 그것 ‘붕어빵’인데요. 한국인의 대표 간식 붕어빵은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슬기로운 외식생활 여덟 번째 편에서는 붕어빵의 역사를 알려드립니다.


IMF가 불러온 붕어빵 열풍



 한국인의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ㅣ셔터스톡


붕어빵은 일본의 도미빵 ‘타이야키(たい焼き)’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1900년대 일본에서는 밀가루 반죽에 팥을 넣고 동그란 틀에 구운 빵인 이마가와야키가 유행했는데요. 1909년 도쿄의 나니와야 제과점은 이마가와야키를 야구배트, 비행선, 돈 모양 등 다양한 틀에 찍어냈습니다. 그중 생선 모양 틀에 구운 도미빵이 가장 히트를 쳤다고 합니다.

1930년대 일본에서 한국으로 도미빵이 들어왔지만 당시엔 밀가루가 흔하지 않아 도미빵을 맛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 이후 미국의 곡물 원조로 밀가루가 흔해지면서 붕어빵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요. 한국은 붕어 모양의 틀에 빵을 찍어냈습니다. 도미보다 붕어가 한국인의 정서에 친숙했기 때문입니다. 도미빵과 붕어빵의 차이는 꼬리에 있습니다. 도미빵은 꼬리가 치솟은 반면 붕어빵은 꼬리와 몸통이 수평입니다.


 일본의 도미빵 ‘타이야키’ㅣ셔터스톡


1990년대 후반 붕어빵은 전성기를 맞습니다. 지하철역 앞, 신호등 옆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붕어빵 노점상 늘어났는데요.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대거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붕어빵 틀과 리어카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한 붕어빵 장사는 불황기 손꼽히는 창업 아이템이 됐습니다. 과거 기사를 보면 IMF 특수로 붕어빵 틀 판매량이 전년보다 20% 늘었다는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붕어빵의 화려한 변신


붕어빵 마니아들은 붕어빵과 잉어빵에도 맛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붕어빵은 상대적으로 반죽이 두껍고 바삭한 반면, 잉어빵은 반죽이 얇아 앙금이 비치고 더 기름지다고 하는데요. 붕어빵과 잉어빵은 엄연히 다른 브랜드입니다.


 붕어빵을 굽는 모습ㅣ셔터스톡


원조 붕어빵 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은 개미식품입니다. 잉어빵은 황금어장식품에서 시작됐는데요. 1999년 황금어장식품이 붕어보다 귀하게 여기는 잉어를 이름 붙여 ‘황금잉어빵’이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장비를 특허 출원했습니다. 아무나 잉어빵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할 수 없는 것이죠.

요즘은 기본 붕어빵과 잉어빵 외에도 속 재료와 크기가 다양해진 붕어빵을 볼 수 있습니다. 팥 대신 슈크림, 고구마, 김치 등 다양한 속 재료가 등장했는데요. 엄지손가락만 한 미니붕어빵과 길이만 60cm인 대왕붕어빵도 있습니다. 팥, 슈크림, 고구마 등 다양한 속 재료가 대왕붕어빵 한 마리에 채워집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판매되는 붕어빵ㅣ셔터스톡


길거리 대표 간식인 붕어빵이 실내로 들어온 것도 새로운 변화입니다. 배달앱에서도 붕어빵을 볼 수 있는데요. 외식업 사장님들이 겨울철이면 사이드메뉴로 붕어빵을 팔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역이나 백화점에서는 프랜차이즈 붕어빵 전문점을 볼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붕어빵 전문점은 밀가루 반죽 대신 좀더 바삭한 게 특징인 크루아상 반죽을 사용하거나 애플망고, 치즈 등 화려한 속 재료를 넣기도 합니다.

2016년 CJ는 비비고 영국 런던점에 ‘골드피시’란 붕어빵 디저트를 출시했습니다. 비비고 영국 런던점은 미슐랭에도 등극한 고급 레스토랑인데요. 와플과 비슷하게 붕어빵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블루베리, 아몬드 등을 곁들였습니다. 한 접시에 5파운드(약 7400원)인 골드피시는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겨울의 아이콘이 된 붕어빵



 붕어빵 출몰 지역을 공유하고 리뷰를 남기는 앱 | ‘가슴속3천원’ 화면 캡처


붕어빵은 겨울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붕어빵 사장님이 등장할 시기가 되면 붕어빵과 관련된 재밌는 콘텐츠도 많이 발행되는데요. 붕어빵 매장 위치를 알려주는 앱이 등장했습니다. ‘가슴속3천원’은 문을 연 붕어빵 노점상 매장을 알려줍니다. 붕어빵 가격과 고객 리뷰도 볼 수 있죠. 길거리에 못 보던 붕어빵 매장이 등장했다면 이용자가 매장 제보를 할 수 있습니다.

붕어빵 먹는 순서에 따라 성향을 파악하는 심리테스트도 겨울이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머리부터 먹으면 낙천적이고 개방적인 사람, 꼬리부터 먹으면 사려 깊고 신중한 사람, 지느러미부터 먹으면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재미로 하는 심리테스트지만 붕어빵이 한국인의 삶에 얼마나 깊이 녹아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판탈롱 활보-붕어빵"불티" 都心에 復古 물결, 조선일보, 1993.03.21
-붕어·국화빵틀 “IMF 특수” 판매량 예년보다 20% 늘어, 영남일보, 1998.12.02
-잉어빵으로 붕어빵 시장 잡아라, 동아일보, 1999.02.01
-한국의 붕어빵 일본의 도미빵, 매일경제, 2008.12.12
-[세상을 바꾼 발명] 붕어빵, 소년한국일보, 2014.01.28
-1000원 3개 붕어빵, 영국에 가면 1개에 9000원인 이유, 매일경제, 2016.01.15
-[잉?붕?어빵?]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MBN, 2018.01.16
-[비주얼 뉴스] 호호불며 먹는 겨울간식의 역사, 2019.12.19
-겨울간식 열전…붕어빵과 찐빵, 호떡의 인문학, 한국외식신문, 2020.01.13
-[공복 김선생] 붕세권을 아십니까, 조선일보,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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