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1인 가구와 빵집의 상관관계

#외식업트렌드 #1인가구 #베이커리

밥 대신 빵을 먹는 빵순이 빵돌이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빵 소비량은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증가했는데요. 2012년엔 하루에 마카롱 4개를 먹었는데 이젠 하루에 5개를 먹는단 뜻이죠. 빵을 배달해서 먹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빵은 요기요 앱에서 카페/디저트 카테고리로 분류되는데요. 2020년 11월 요기요 카페/디저트 카테고리 주문량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70% 이상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빵 소비량이 늘어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1인 가구 증가를 꼽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2010년 23.9%에서 2020년 30.3%으로 높아졌는데요. KB경영연구소는 2020년 10월 발표한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트렌드 변화’에서 “1인 가구 증가, 식생활 변화 등으로 빵 소비가 늘어나며 국내 베이커리 시장도 성장세를 띄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부와 자녀, 조부모가 함께 사는 대가족 개념이 온전히 남아 있던 1970~1990년대엔 한 끼를 ‘제대로’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밥과 국, 메인 요리, 밑반찬이 있어야 식사라고 생각했죠. 반면 1인 가구는 이것저것 상을 차려서 먹기보다는 빵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합니다. 1인 가구의 식습관을 통해 빵 소비량이 늘어난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밥 먹을 때도 ‘편리미엄’ 찾는 1인 가구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말인 ‘편리미엄’은 1인 가구 특징을 설명할 때 많이 쓰는 용어입니다. 소비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빵은 일단 먹기 간편합니다. 요리할 필요도 없고 언제나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글루텐프리, 우리밀 빵처럼 건강을 고려한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빵의 특징은 1인 가구의 식습관과 딱 들어맞습니다. 간편하게,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맛과 영양을 겸비한 한 끼 식사를 찾는 거죠.

이는 1인 가구가 끼니를 ‘꼭 챙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KB경영연구소의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48.6% 이상이 일주일에 5끼 이상을 “대충 때운다”고 밝혔습니다. 또 같은 보고서에서 KB경영연구소는 1인 가구 중 46.2%는 ‘단순히 포만감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끼니를 챙긴다고 설명합니다.

셔터스톡

1인 가구는 음식도 ‘미니멀 라이프’

1인 가구의 또 다른 특징은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인데요. 미니멀 라이프는 꼭 필요한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을 뜻합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세탁·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혼자 해야하는 1인가 구가 미니멀 라이프를 좇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은 식자재, 음식물이 남아 발생하는 ‘처치 곤란’ 사태를 겪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음식물 쓰레기’를 검색하면 혼자 사는 자취생들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노하우부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까지 수많은 글이 쏟아집니다. 조금 더 검색하면 음식물 쓰레기로 생기는 벌레들이 무서워 빵돌이·빵순이가 됐다는 내용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빵을 먹고 나면 남는 건 포장지뿐이니까요.

셔터스톡

건강 생각하는 1인 가구

1인 가구가 편리미엄과 미니멀 라이프를 즐긴다고 해서 건강을 소홀히 여기는 건 아닌데요. 전문가들은 건강을 고민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 앞으론 천연 발효 빵, 유기농 밀가루 등 고급 재료를 활용한 빵이 사랑받을 거라고 전망합니다.

KB경영연구소는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트렌드 변화 보고서에서 “국내 빵 소비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식사 대용으로 빵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소비자의 선택 기준 역시 까다로워지면서 고급 재료를 사용한 빵에 대한 선호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키토 빵(탄수화물 함유량을 줄이고 단백질 함유량을 높인 빵), 비건 빵(버터 등 동물성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빵)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2016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키토 빵과 비건 빵 검색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키토 빵과 비건 빵 모두 2016년 1월엔 검색량이 거의 없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검색량이 크게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