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최근 검색어

성공사장님

대치동 학원가 9평 버거집이 3년 만에 백화점 입점 맛집으로

#파이어벨 # 임용재 # 사장님 # 인터뷰



 “7대3, 패티 황금 비율 찾기 위해 ‘미국’도 다녀왔죠”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 입시 학원이 몰려 있어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유학생과 외국인이 많기로도 유명하죠. 어른부터 아이까지, 한국사람부터 외국사람까지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은 수제버거 매장이 있습니다. 2014년 6월 임용재(35) 사장님이 창업한 ‘파이어벨(FIREBELL)’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미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계산대 위에 걸린 TV에선 보거스, 심슨 등 미국 대표 애니메이션 영상들이 나오고 메뉴판에서는 ‘맥 버거’, ‘비버리힐즈’와 같은 단어들이 즐비합니다. 열 평(29.7m2)도 채 되지 않는 매장에서 시작한 파이어벨은 이제 서른 여섯 평(119m2) 규모의 맛집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 월 매출 70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성공 사장님께 들어봤습니다.  

 


패션디자인학도 → 취사병 → 버거집 사장님으로 


임 사장님은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을 군대에서 맞았습니다. 취사병으로 일하면서 요리에 흠뻑 빠졌다고 합니다. “디자인할 땐 늘 시계를 보는 버릇이 있었어요. 일에 집중을 못 한 거죠. 근데 음식을 만들 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재료 손질부터 조리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요리에 깊이 빠진 거죠.”  

사장님은 제대 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조리직업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입학 후 1년 만에 한식·일식·중식·양식 4개 조리 자격증을 땄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처음 취직한 곳은 일식 전문점.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일식을 좋아해서 일식전문점을 선택했죠. 그런데 막상 일식집에서 일해보니 일식은 창업 아이템으로는 불안정하다고 느껴지더군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고객이 크게 줄었는데 회복이 잘 안 되더라고요. 생선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재료의 신선도가 달라지다 보니 음식 퀄리티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큰 애로였구요.”

 

 파이어벨의 스테디셀러 루키 버거를 먹고 있는 임용재 사장님



일식집을 그만두고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사장님은 ‘버거’를 떠올렸습니다. “버거를 택한 이유도 단순했어요.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즐겨 먹던 음식이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장사를 해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죠.” 

사장님은 버거 매장을 경험하고 서비스·운영 체계 같은 실무를 배우기 위해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에서 2년 동안 일했습니다. “1년 정도 서빙이나 계산대 같은 매장 관리 업무를 하고 나서야 주방 일을 맡기더라고요. 이후 1년간 주방에서 햄버거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햄버거 조리법을 배우고 나서 창업을 결심했어요. 일식은 주방장의 실력, 컨디션에 따라 맛이 바뀝니다. 조리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인데요. 반면 햄버거의 조리 과정은 간단합니다. 조리 순서와 패티 굽는 시간만 배운다면 일반 직원도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폭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해 수요도 비교적 안정적이에요. 햄버거 매장에서 직접 일하지 않았다면 이런 걸 고민할 수 있었을까 싶어요. 창업 전에는 최소 2년 정도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파이어벨의 대표 메뉴 3인방. 왼쪽부터 루키버거, 맥버거, 레오버거



임대료보다 중요한 상권 분석


홀과 주방을 모두 경험한 임 사장님은 친구와 함께 자본금 5000만원을 마련했습니다. 문을 연 곳이 지금 이 곳입니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있는 탓에 좋은 상권이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문을 열었던 많은 매장들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빠져 나갔고요. 그러다보니 당시 대치동의 평균 임대료보다 이 자리 임대료가 많이 낮았어요. 주변에선 하나같이 임대료가 낮은 곳은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걱정했구요.” 임 사장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대치동 학원가를 수제버거가 성공할 수 있는 상권이라 판단 한 이유는 이랬습니다. 일단 상권의 핵심인 유동인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말은 상권이 안 좋다는 뜻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 곳은 학원가인 데다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외국인 선생님, 유학생, 학생들이 많았거든요.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는 늘 받쳐준다는 얘기죠. 그런데 주변에  버거와 같은 먹을거리가 전혀 없었습니다.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 도전해 볼 만한 상권이라고 생각했어요.” 

 

 조리를 끝낸 레오 버거를 플레이팅하는 임용재 사장님


유동인구의 90%가 학생과 선생님인 동네에서 ‘수제버거’는 배고픈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해주는 절묘한 메뉴였습니다. “학원과 학원 사이를 전전하며 바쁜 스케줄에 치이는 사람들이 많아요. 간단하게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 버거만한 게 없죠. 창업 당시 주변 먹을거리는 분식, 밥버거가 전부였어요. 이런 구석진 곳에 수제버거라니, 고객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수제버거라는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한 거죠. 실제로 창업 초기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손님 중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패티야? 스테이크야?”


햄버거의 꽃 ‘패티’에 대한 임 사장님의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패티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수제버거 매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부 포인트라고 강조했습니다. “살코기와 지방이 7대 3 비율로 들어갑니다. 햄버거 패티를 위한 황금 비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스테이크 식감을 유지할 수 있어요. 직접 먹어보면서 연구했습니다. 고기는 셀렉트, 초이스, 프라임 중 중간 등급인 초이스를 쓰고 있어요. 일반 고깃집에서 구이용, 스테이크용으로 쓰이는 등급이죠.”

 

햄버거 패티를 굽는 모습


‘미국 정통 수제버거’만 내세우면 시선을 끌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장님은 파이어벨만의 개성을 위해 수제버거에 한국의 ‘매운맛’을 더했는데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할 때 사람들이 추가하는 토핑을 눈여겨봤어요. 매운맛을 즐긴다는 걸 알게 됐죠. 사실 매장 이름 파이어벨도 매운맛에서 착안했는데요. 파이어벨은 입에서 불이 날 테니 파이어벨(경종)을 울리라는 의미에요.”

사장님은 쉬는 날이면 국내는 물론 미국까지 날아가 맛있다고 소문난 버거들을 직접 먹어봐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버거에 쓰이는 번을 지금까지 4차례 바꿨는데요. 국내·외 버거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얻은 데이터가 바탕이 됐습니다. 초기에는 쫀득한 브리오슈 번을 사용했어요. 나중에는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버터 번, 고소한 옥수수 번을 썼고요. 지금은 고소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시 버터 번을 쓰고 있습니다. 유명한 버거 매장을 찾아다니면서 트렌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저희 메뉴에 반영해서 계속 변화를 주고 있어요.” 


 

매장 밖에서 대치동 학원 골목을 바라보는 임용재 사장님


골목에서 성공 스토리 써낸 비결 3가지


‘스테이크 뺨치는 패티’를 만들기 위한 임 사장님과 직원들의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는데요. 동네에서 유명하던 수제버거집이 입소문을 타고 수요미식회 같은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만큼 서울 전체에서 손꼽는 맛집이 된 겁니다. 여기저기서 사업 제안도 이어졌는데요. 현재 파이어벨은 판교 현대백화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유명세와 함께 창업 초기 월 1500만원에 그치던 매출도 2019년 기준 월 1억원을 넘어설 만큼 빠르게 늘었습니다. 

파이어벨이 자리 잡은 뒤 같은 골목엔 식당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있습니다. 파이어벨이 골목 분위기를 바꿔 놓을 만큼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을 3가지로 요약해봤습니다.

 

 호불호 갈리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운 맥앤치즈 버거를 만드는 모습



①호불호 갈리는 메뉴도 있어야   


임 사장님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순 없어도 마니아가 있는 ‘개성파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매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고객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길 수 있죠. 맥 버거의 호불호가 많이 갈려요. 미국 남부 가정식인 맥앤치즈를 버거에 접목했는데요. 2014년만 하더라도 맥앤치즈를 버거에 활용한 수제버거 매장은 없었습니다. 처음엔 외국인과 유학생을 겨냥해 만들었습니다. ‘여기 가면 진짜 미국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났죠.

②음식과 ‘문화’ 함께 팔아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매장 콘셉트도 한몫했습니다. 임 사장님은 ‘식당은 음식과 함께 분위기도 파는 곳’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 9평 매장을 운영할 땐 미국의 작은 식당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수제버거를 파는 만큼 본고장인 미국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창업 당시엔 자본금이 많지 않아 매장 페인트칠 같은 건 직접 했습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던 경험이 매장 인테리어 하는 데 도움이 됐죠.” 

 

파이어벨 입구 전경


 
③직원 전용 출입구는 선택 아닌 필수  


임 사장님은 매장을 확장하면서 가장 먼저 주방 디자인을 고민했습니다. 확장 이후 조리 공간과 재료 보관 공간을 벽으로 분리해 직원들의 동선 흐름을 간소화했는데요. 이전에는 한 공간에서 재료 손질과 조리를 같이 하다보니 직원들의 동선이 자주 꼬였습니다. 동선을 재정비한 덕분에 위생 관리의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하네요. 직원 전용 출입구도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전엔 쓰레기를 버리더라도 매장 정문을 통하는 탓에 직원과 손님이 마주칠 일이 많았는데요. 음식을 먹으러 온 고객이 주문하기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본다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이젠 직원이 눈치 볼 일 없이 편하게 일하고, 고객에게는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으니 만족합니다.” 



사장님, 이번 콘텐츠 어떠셨나요?

카카오쳇
입점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