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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경력 요리사의 이탈리안 배달 요리

#나폴리에서온이태리포차 # 이해민 # 사장님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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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후에 먹어도 맛있어야 합격이에요”


“내가 원하는 요리를 하겠다. 요리법을 간소화할 수는 없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요리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 저도 그랬고요.” 


15년 경력 양식 요리사 이해민 사장님(36)은 2020년 7월 경기도 포천시에 12평 남짓 작은 음식점을 차렸습니다. 이름은 ‘나폴리에서온 이태리포차’. 피자와 파스타, 독일식 족발, 이베리코 김치찌개 등 다양한 메뉴를 배달하는 식당입니다. 술과 음식을 함께 즐기는 ‘비스트로’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아니라 ‘포차’라고 간판을 적은 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술과 함께 이탈리아 음식을 즐기길 바랐기 때문입니다.노가리와 먹태가 있는 포차인 줄알고 들어왔다가 이탈리아 음식에 한국 술을 즐기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인 2020년 7월 문을 연 이태리포차는 영업한 지 두 달 만에 요기요 ‘우수매장’에 선정됐습니다. ‘우수매장’은 요기요가 매달 배달 주문 수, 배달 성공률, 리뷰 수 등의 실적이 뛰어난 매장을 선정하는 인증제도입니다. 이태리포차는 올해 8월까지 무려 11개월 동안 요기요앱 우수매장 뱃지를 달았습니다. 포천시 선단동 매장에서 ‘배달 요리사’ 이해민 사장님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5개국 요리가 가능한 ‘배달 요리사’


이태리포차는 부부가 운영합니다. 두 분 모두 뼛속까지 요리사인데요. 남편 이해민 사장님은 대학에서 조리를 전공하고 첫 직장부터 줄곧 요리만 했습니다. 군대에서도 조리병이었죠. 직장 후배로 만나서 지금은 아내이자 공동대표가 된 김소현(27) 사장님도 스무 살부터 요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피자 화덕 앞에서 한 우물만 파온 이탈리안 요리사입니다.


김소현·이해민 사장님


이태리포차의 ‘주방장’을 맡은 이 사장님은 한식, 중식, 일식, 프랑스, 이탈리아 음식이 가능한 ‘다국적 요리사’입니다. 다양한 음식점 주방에서 15년 동안 성실하게 연마한 주특기죠. 호텔 중식당(오크우드), 양식당(잠원동 ON river station), 이탈리안(서초동 La Callas), 일식당(스시노백쉐프), 식품회사 메뉴개발 담당자, 주방장(헤세의 정원). 분야를 바꿔가며 창업에 필요한 요리 경험을 쌓았습니다.



‘20분 후’에도 맛있어야 합격하는 배달 음식


이태리포차는 오픈한 달부터 꾸준히 월 매출 2000만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직원 없이 부부만 일하기 때문에 인건비 없이 매출의 50%를 수익으로 남기죠. 이 사장님은 이태리포차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요기요 ‘우수매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이탈리안 요리 레시피를 배달 상황에 맞춰 수정한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양식 요리 하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정석대로 조리하면 이탈리아 음식은 배달하기 정말 어려워요. 토핑은 숨이 죽고 면은 불고 쉽게 굳으니까요. 10분만 지나도 퀄리티가 떨어져요. 배달을 위한 음식을 따로 만들어야죠. 다 만든 음식을 배달 용기에 담고 20분 후에 먹어보면서 배달 상황에 맞춰 조리법과 재료를 바꿨어요. 물론 방금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죠. 하지만 고급 식재료로 맛있게 요리해도 배달 고객이 먹을 때 맛이 다르면 소용없잖아요. 사소한 변화지만 효과는 확실했어요.”



사장님이 전하는 배달 요리 주의사항 


① 수분

고객이 음식을 받을 때까지 음식의 촉촉함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사장님은 배달 소요 시간과 거리에 따라 음식의 ‘묽기’를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크림 파스타 종류인 ‘알프레도 치킨 파스타’는 식당에서 먹을 때처럼 기존 조리법으로 만들어서 배달하면 금방 굳어서 퍽퍽하고 느끼해져요. 그래서 배달 중에 굳어버리는 버터 대신 닭기름과 마늘을 넣고 치즈 양으로 수분을 조절하죠. 배달 후에도 촉촉한 파스타를 만들려면 치즈 양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파마산 치즈만 조금 넣기 때문에 주방에서 보면 크림소스가 묽고 흥건하죠. 치즈 양을 줄인 대신 마지막에 고릿한 향이 강한 페코리노 양젖치즈를 뿌려서 치즈 향을 더해줍니다.”


묽게 조리하는 이태리포차의 크림파스타


② 기름

배달 음식을 요리할 때는 ‘기름’ 조절이 중요합니다. 배달하는 동안 기름지고 느끼한 맛으로 변하거나 배달용기에 기름이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사장님은 중식과 한식 조리법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해산물 스튜 요리 ‘주빠’를 배달하다가 메뉴판에서 지웠어요. 주빠를 만들 때 오일과 육수를 조합하는 ‘에멀전’을 일으킵니다. 수분과 기름을 섞는 거죠. 그런데 고객에게 배달하는 동안 주빠의 육수층과 기름층이 분리돼서 문제였어요. 고객이 스튜를 먹을 때 쯤엔 둥둥 뜬 기름만 떠 먹게 되죠. ‘음식이 느끼하고 간이 안 맞는다’고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이 사장님은 해산물 스튜 요리에 중식 짬뽕 조리법을 섞었습니다. 고춧가루가 들어가면 농도가 진해지기 때문에 배달하는 동안 기름과 육수가 오랫동안 끈끈하게 섞여 있죠. 대신 마지막에 토마토소스를 추가하면 양식과 중식의 퓨전 음식인 ‘통오징어 짬뽕 파스타’가 완성됩니다. 술안주로 제격이라 ‘이태리 포차’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는 메뉴죠. 


통오징어 짬뽕 파스타를 조리하는 이 사장님


독일식 족발 슈바인학센은 조리시간이 오래걸려서 소량만 판매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한정판 효과’를 내고 있는 인기메뉴입니다. 요기요에 내놓자마자 주문이 들어오고 ‘오늘 족발 있어요?’라며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옵니다.


“‘통 고기’로 만드는 슈바인학센을 그대로 배달하면 배달용기가 온통 기름 범벅이 돼요. 비주얼부터 느끼하죠. 그래서 저희는 족발을 삶은 다음 마지막에 화덕에 넣고 구워줍니다. 삼겹살 처럼요. 바짝 구워서 기름기를 빼주면 배달 용기에서 기름이 흘러나오지 않아요. 삼겹살은 원래 배달하는 곳이 많잖아요. 한식집에서 힌트를 얻은 사소한 변화죠.”


알프레도 치킨 파스타와 통오징어 짬뽕 파스타


③ 향 

“이탈리아 음식에 들어가는 버섯 종류가 굉장히 많지만 저희는 향이 강하지 않은 새송이버섯만 씁니다. 요리에 여러 종류의 버섯을 쓰고싶지만 밀폐된 배달 용기에 담아서 배달하면 의도치 않게 버섯 향이 모조리 합쳐집니다. 많이 쓰이는 양송이버섯은 배달 후에 색이 변하죠. 뚜껑을 닫았다가 배달시간이 지난 후에 음식 향이 어떤지 맡아보세요. 막 요리했을 때 향과 다를 거예요.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지만 배달했을 때 음식 퀄리티를 생각해야 하죠.”



고객 리뷰 ‘만점’의 비결 


이태리포차는 이 사장님의 두 번째 가게입니다. 2014년에 처음 창업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장사를 처음 했다가 망했을 때는 ‘내 요리는 완벽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마음껏 하려고 창업했었고요. 파스타를 배달할 생각은 못 했죠. 지금도 더 고급스럽게 요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요기요에서 주문하는 고객들이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태리포차에서는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보다 고객들이좋아하는 음식을 만든 것, 배달하기로 마음먹고 조리법을 바꾼 것이 중요한 변화였어요.”

 


2021년 9월 첫주까지 이태리포차에 쌓인 고객 리뷰는 1200개,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음식 만족이 곧 고객의 만족’이라고 말하는 이 사장님의 운영 철학에서 평점 5점의 비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태리포차에는 리뷰이벤트가 없어요. 이벤트 메뉴나 음료를 받기 위해 남겨진 리뷰는 배달된 음식에대한 고객의 평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아요. 대신 고객이 알아서 건네는 리뷰를 ‘기다리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배달전문점을 차리지 않고 작은 홀을 두고 영업하는 이유도 고객들을 만나 음식에 대해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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