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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장님

월매출 6000만원 올리는 한식집 사장님의 서비스 철칙

#광흥창뚝배기집 # 손유경 # 사장님 # 인터뷰


코로나19로 외식업 사장님들의 고심이 깊었던 한해였습니다.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각 해 2월 3일부터 5월 24일을 비교했을 때 한식업 매출이 약 7400억원 감소했다고 합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타격이 컸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로 흔들리는 시기지만 마포구 창전동에는 월매출 평균 6000만원을 올리는 한식집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성공 비결을 ‘서비스’로 꼽는데요. 광흥창뚝배기집 손유경(46) 사장님에게 코로나19에도 손님이 찾아오는 서비스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반대하는 남편 설득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손 사장님의 서비스 본능은 스물두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으로 유학 간 지 3주 만에 대학교 내 음식점에서 캐셔 업무를 도맡았는데요. “영어도 제대로 할 줄 몰랐는데 무작정 찾아가서 잘할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돈을 빨리 벌고 싶었거든요. 아마 사장님은 ‘얘는 뭐지’ 싶었을 거예요. 궁금해서 한번 맡겨본 거죠. 그런데 얼마 후에 제가 ‘손이 빠르다’고 신문에 실리기까지 했어요.”

영어도 서툴렀던 캐셔가 어떻게 신문에 나올 수 있었을까요. 다른 직원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암산’을 택했던 게 비결이었습니다. “모든 게 아날로그였던 시절이에요. 계산기로 세금을 계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계산기 두드리는 시간에 암산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제 앞에 선 고객들은 다른 캐셔 앞에 선 고객보다 계산을 빨리하고 나갔어요. 몇 달 일해보니 고객들이 모두 제 앞에 와있는 거예요. 일 잘 한다면서 고객들이 팁을 많이 줬어요.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하면 하루에 팁만 30~40달러를 받았어요.”


 광흥창뚝배기집 손유경 사장님


그로부터 8년 뒤 손 사장님은 한국에서도 서비스 본능을 발휘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아르바이트로 종종 지인의 매장을 봐줬는데 사장님의 서비스에 감탄한 단골이 생긴 겁니다. 지인이 운영하던 매장을 내놓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손 사장님은 부모님께서도 한식집을 운영하셨기에 매장 운영에 자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남편 설득하느라 며칠이 걸렸는지 몰라요. 매장을 인수해야 하는 이유, 필요한 자본금, 예상 매출 등을 정리해 10장짜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남편에게 자세히 설명했어요. 제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겠죠. 결국엔 ‘잘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고객 리뷰’만 잘 봐도 답이 나와요


2016년 5월 매장을 인수한 손 사장님. 하지만 매장 일을 잠깐 하는 것과 직접 운영하는 데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도 많았는데요. 손 사장님은 고객이 오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고자 배달앱 리뷰를 살펴봤습니다.


 한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 계란말이 직화구이세트


“혹평을 보고나면 며칠간 마음앓이를 했어요. 제 마음가짐을 바꿔야겠더라구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기로 했어요. 긍정적인 리뷰는 자양분으로 삼고 부정적인 리뷰는 참고해 서비스를 개선했어요. 음식 양이 적다는 평이 많았어요. 바로 양을 늘렸죠. 그렇게 하니 손님이 바로 느는 거예요. 특히 배달 주문이 많아지더라구요. 문제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었던 거죠.”

세 명이 와서 2인 세트를 주문해도 양이 충분하다는 광흥창뚝배기집. 음식 양으로는 어디에 내놓아도 꿇리지 않는데요. 광흥창뚝배기집의 대표 메뉴는 ‘계란말이 직화구이세트’입니다. 제육, 소고기, 낙지, 오징어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고 제육과 오징어 두 가지 재료를 섞어 먹을 수도 있죠. 길이 20cm, 두께 5cm로 거대한 계란말이도 별미입니다. “딸이 SNS를 하다 알려주는 거예요. 누가 ‘제육 맛있는 집’이라며 게시물을 올렸나 봐요. 거기에 다른 분이 ‘광흥창뚝배기집에서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마’라고 댓글을 달았더라구요. 너무 감동이었죠.”


 인터뷰하는 광흥창뚝배기집 손유경 사장님


‘보쌈 1인세트’도 잘 팔리는 메뉴입니다. 혼자 먹기 어려운 보쌈을 혼밥 전용 메뉴로 만들었죠. 스팀기로 보쌈을 쪄내 육질이 야들야들한 게 특징입니다. “직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버티는 것 같아요. 주방장님의 요리 솜씨가 뛰어나거든요. 제가 매장을 인수할 때부터 계셨던 직원도 있어요. 한식구 같은 분들이죠. 주변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못 먹는 재료’ 기억해 단골 만들었죠


광흥창뚝배기집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60명이 동시에 밥을 먹을 수 있는 넓은 홀을 방문하는 고객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2~3월에는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요. 손 사장님은 코로나19 시국에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점심 식사를 하는 고객에게는 공깃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푸짐한 직화구이와 찌개 덕분에 네 명이 와서 여덟 공기를 먹고 갈 때도 있죠.


 광흥창뚝배기집의 인기메뉴 보쌈 1인세트


배달 서비스도 놓칠 수 없습니다. 손 사장님이 가장 신경쓰는 건 고객들의 요청사항입니다. “고객의 요청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문서를 뽑을 때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둬요. 또 주문한 음식을 빠뜨리고 배달했다면 죄송한 마음에 음료수와 음식을 15분 안에 배달해드리고 있어요. 환불을 원하시면 바로 해드리죠. 매장으로 직접 전화 주신 고객의 번호는 꼭 기억해놔요.”

고객들은 이런 섬세한 서비스에 반응하는데요. “한번은 순두부찌개에 바지락이 들어가냐는 전화가 왔어요. 어패류를 못 드시는 고객이시더라구요. 다음번에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는데 제가 먼저 ‘바지락은 빼드릴까요? 대신 다른 걸 넣어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렸죠. 고객이 너무 감사해하시더라구요. 이제는 단골이 됐습니다.”


배달 주문 요청 사항을 체크 중인 손유경 사장님


요즘 손 사장님은 반찬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신경쓰고 있습니다. 자취생들을 위해서인데요. “주변이 대학가라 자취생이 많아요. 요즘 친구들은 혼밥이 자연스럽더라구요. 혼자 사는 자취생들을 생각하며 반찬도 신경쓰고 있어요. 엄마가 해주는 집밥 같은 밥을 먹으면 좋잖아요.”

손 사장님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문구를 늘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칼렛의 대사처럼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는데요.


배달용기에 담긴 제육직화구이


“사실 누가 한식 매장을 한다고 하면 뜯어말릴 거예요.(웃음) 코로나19로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이 찾아온다는 마음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외식업 사장님들도 힘드실 텐데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언젠가는 매출이 다시 오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내 길을 가야죠.”


코로나19에도 고객이 찾아오는 서비스 철칙 3가지


①비대면 사회에 필요한 기분 좋은 ‘대면 서비스’


출근할 때 자동차 룸미러를 보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연습을 한다는 손 사장님. 목소리를 듣기 좋게 가다듬고 발음도 연습합니다. 비대면 사회에서도 기분 좋은 대면이 필요하다고 손 사장님은 얘기하는데요. “매장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이 목소리가 좋다며 에너지가 돈다고 말씀해주세요. 항상 연습하고 있어요. 매장으로 오는 전화도 제가 전담해서 다 받고 있구요.”


고객과 전화 중인 손유경 사장님


사장님의 대면 서비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홀에서 밥을 먹는 고객을 위해 마스크를 담는 봉지를 따로 챙겨주고 있습니다. 손 사장님의 세심한 서비스는 블로그에 후기가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②빠른 ‘스피드’는 생명


광흥창뚝배기집의 모든 메뉴는 5분 안에 준비됩니다. 찌개는 끓여져있어 데우기만 하면 되고, 직화구이는 5분 안에 조리되기 때문인데요. “고기는 짧은 시간 안에 조리해야 해요. 불에 오래 올려두면 고기가 질겨져요. 이런 음식 특성상 저희 매장은 빠르게 조리하는 게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이기도 해요. 또 음식이 빨리 나가는 게 고객 입장에서도 좋지만, 저희도 회전율이 빨라져서 좋아요.”


 5분 내로 빠르게 볶아내는 직화구이


배달 고객에게는 음식을 빨리 전달하는 게 중요한데요. 손 사장님은 특유의 사교성을 살려 배달원과도 돈독히 지내고 있습니다. “매장에 오시는 배달원들과 일상 얘기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오늘 인터뷰하는 것도 자랑을 많이 했네요. 매장에 오시는 배달원을 위해 빵이랑 과자를 준비해뒀어요. 지나가는 길에 화장실을 쓰기 위해 들르시는 분도 계시구요. 저희 매장 음식을 빠르게 고객에게 전달해주시는 분들이잖아요. 항상 친하게 지내야죠.”

③‘음식 양’은 다다익선


배달앱 내 광흥창뚝배기집 리뷰에는 ‘양이 많다’는 문구가 가득합니다. 사장님과 주방장님의 철칙은 음식을 늘 120%로 담는 거라고 하는데요. “주변에 직장이 많아요. 적당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상권이죠. 원재료 값을 많이 따지는 것보다 박리다매처럼 하니 고객도 많이 방문해 많이 남더라구요. 반찬을 많이 달라는 요청사항에는 많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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