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폭탄에서 배달음식 짝꿍 된 ‘이것’

​음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 것을 먹던 인간은 불을 발견한 후로 고기와 채소 등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뇌 크기가 커졌는데요. 이전보다 커진 뇌를 가진 인간은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음식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 뿐 아니라 생활 습관과 사고 방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음식이 인간의 생활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1인 메뉴가늘어난것이그예입니다. 요기요파트너마케팅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음식과 우리의 삶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보는 슬기로운 외식생활을 연재합니다. 

​ “배달음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음료가 있습니다. 

바로 '콜라'인데요. 롯데칠성음료에서 2020년 9월 14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2020년 상반기 콜라 시장 매출은 2712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 대비 약 12% 성장했습니다. 업계에선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면서 치킨, 피자, 족발 등 대표 배달음식과 짝꿍인 콜라 매출 상승이 따라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 글로벌 탄산음료를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LG생활건강의 2020년 상반기 최대 영업이익(63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콜라 등 탄산음료 매출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슬기로운 외식생활 다섯번째 편에서는 마시는 순간 특유의 짜릿함과 청량감으로 속을 뻥 뚫어주는 '콜라'에 대해 알아봅니다.

톡 쏘는 청량감으로 '느낌함을 잡아 주는 음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콜라  |  게티이미지뱅크

콜라는 원래 OOO였다? 

‘콜라중독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콜라가 없으면 안되고 하루에 꼭 콜라 한 캔은 마셔야 한다죠. 미국 부호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의 콜라 사랑이 대단하기로 유명하죠. 워렌 버핏은 체리맛 콜라, 빌게이츠는 다이어트 콜라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워렌 버핏의 콜라 사랑은 여러번 인터뷰에서 직접 밝혔고 콜라를 마시는 사진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빌게이츠도 하루 서너캔의콜라를 마신다고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역시 하루에도 10캔이 넘는 다이어트 콜라를 마실 만큼 콜라광이라 합니다. 

치아를 부식시키는 탄산과 혈당을 올리는 당 성분 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중독성 때문에 계속 콜라를 찾게 되는데요. 이런 탓에 ‘도저히 콜라를 못 끊게 하는 마약 성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콜라가 맨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땐 마약성분이 있었다는 얘기 때문에 신빙성 있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콜라는 미국 애틀란타 주에서 약사로 일하던 존 펨버턴 박사가 1886년 개발했습니다. 콜라 마니아라면 펨버턴 박사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콜라가 탄생한 해는 금주법으로 떠들썩한 시기였습니다. 펨버턴 박사는 와인과 콜라 열매, 코카나무 잎을 섞어 콜라를 만들었는데 마침 애틀란타에서 금주법이 시행돼 와인 대신 탄산수를 넣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프렌치 와인 코카(French Wine Coca)’였습니다. 출시 초기 사람들 반응은 그렇게좋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콜라를 알리기 위해 홍보가 필요했습니다. 펨버턴 박사의 파트너이자 회계 전문가인 프랭크 로빈슨은 콜라에 ‘코카콜라’라는 이름을 붙이고 적극적으로 신문 광고를 냈습니다. 이때 음료가 아닌 신통방통한 ‘약’으로 홍보를 했죠. 마시기만 하면 정신이 번쩍 들고 활기를 주는 맛있는 음료라고 말이죠. 과장 광고는 아니었습니다. 콜라의 주성분이 ‘코카나무 잎’인데 마약인 코카나무 잎은 코카인의 주재료입니다. 코카콜라의 줄임말인 코크(Coke) 역시 코카인의약어입니다. 콜라에 든 마약성분은 유해성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1903년 자취를 감췄습니다.  

콜라를 개발한 존 펨버턴 박사 | 네이버 지식백과

콜라를 글로벌 슈퍼스타로 만든 원동력은 '사회 혼란'

코카콜라가 미국인의 맘을 사로잡기 시작한 건 1891년 아서 캔들러가 코카콜라 제조비법과 상표를 인수하면서부터입니다. 존 펨버턴 박사가 콜라를 개발했지만 콜라를 지금처럼 널리 알린 건 아서 캔들러인데요. 여자 광고모델을 내세우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세계를 뒤흔든 역사 속에서 성장해왔습니다. 1929년 경제 대공황을 겪으며 콜라가 미국 대표 음료로 자리잡았는데요. 콜라 1병 가격은 5센트로 부담없이 마실 수 있었기 때문이죠. 광고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미국을 넘어 독일 등 유럽에서도 콜라 마니아를 자처하는 이들이 생겨 나죠. 제 2차 세계대전 때 코카콜라는 군수품으로 보급됐는데요. 미국이 독일로의 콜라 수출을 금지하고 독일 내 콜라 제조 공장 인력을 모두 빼앗아갔다고 합니다. 이때독일에서 콜라 대신 만든 음료가 환타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상징이 된 ‘컨투어 병(Contour Bottle)’ 변천사 | 코카콜라 공식 홈페이지

코카콜라의 라이벌은 사실 ‘소화제’였다? 

코카콜라의 라이벌 ‘펩시콜라’를 만든 사람도 약사입니다. 189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칼랩 브래드햄이 소화제로 팔기 시작했는데요. ‘펩시’라는 이름도 소화효소의 일종인 ‘펩신’에서 따온 것이라 하죠. 펩시는 ‘영원한 2인자’ 이미지가 강한데요. 코카콜라가 전쟁 물품으로 보급되고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하는 반면 펩시는 지지부진 했습니다. 1923년 기업 파산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경쟁적으로 광고, 마케팅을 하면서 콜라 시장을 함께 키워나갔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매해 신선한 광고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자극했습니다. 펩시는 반값 전략을 내세우는가 하면 경쟁사 ‘타도’를 외치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죠. 두 회사가 경쟁하면서 콜라는 사람들 일상에 더욱 깊숙이 파고 들었죠. 콜라는 그렇게 누구나 마시고 즐기는 자본주의 사회 표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이다 VS 콜라… 한국에서 승자는?

우리나라에 콜라가 처음 등장한 건 한국전쟁 때인데요. 미군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건 1968년부터입니다. 한양식품에서 콜라 생산과 판매를 맡았죠. 마시는 순간 목을 탁 치는 짜릿함에 금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에는 콜라와 겨루는 토종 탄산음료가 많습니다. 콜라보다 먼저 팔리기 시작한 사이다가 대표적이죠. 맥콜, 데미소다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1등은 늘 코카콜라 차지였습니다. 탄산음료의 연도별 시장 규모를 살펴볼 수 있는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코카콜라 매출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칠성사이다입니다. 2019년 매출을 보면 코카콜라가 3400억원, 칠성사이다가 2046억원을 냈습니다.  

콜라는 탄산수와 콜라 원액, 캐라멜 색소 등을 배합해 만드는데요. 콜라의 구체적인 제조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네요. 핵심 원료 제조법은 '영업비밀'로 보호해 코카콜라 극소수 임원만 알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참고자료

-역사 한잔 하실까요?, 톰 스탠디지, 세종서적

-마시는 즐거움, 마시즘, 인물과사상사

-코카콜라 공식 홈페이지

-배달음식 단짝 '콜라·사이다'…코로나에 더 잘 팔렸다, 한국경제, 2020.09.08. 

-상반기 음료시장 이끈 '탄산'의 힘! 사이다, 콜라, 탄산수, 에너지음료 매출 쑥쑥!,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2020.09.14. 

-[코카-콜라를 만든 사람들 제1편] 존 펨버턴(John Pemberton) 박사와 코카-콜라 탄생의 비밀, 코카-콜라 저니, 2018.05.08.  

-Coca-Cola Sales fall 28% but it says worst is over, marketwatch, 2020.07.21.

-Trump reportedly drinks 12 cans of Diet Coke and watches up to 8 hours of TV per day, businessinsider, 2017.12.10.

-Have you hugged a concrete pillar today?, GatesNotes, 2014.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