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뜨는 시장 ‘D.A.M.S.O.’

2021 외식업 트렌드① 내년을 대비하는 5가지 키워드

코로나19 발발과 장기화로 우왕좌왕 했던 2020년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코앞에 다가온 2021년에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코로나 시대’가 본격 개막합니다. 2021년을 대비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5가지 시장을 D.A.M.S.O.(담소)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봤습니다. 각각 배달(Ｄｅｌｉｖｅｒｙ), 골목(Ａｌ​ｌｅｙ), 아침(Ｍｏｒｎｉｎｇ), 구독(Ｓｕｂｓｃｒｉｐｔｉｏｎ), 야외(Ｏｐｅｎ ａｉｒ)를 뜻하는 영어 앞글자를 따왔습니다. 

‘담소’는 우리말로 웃고 즐기면서 이야기 하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2020년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족, 친구, 지인과 웃고 즐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십수 명이 왁자지껄 떠들 수는 없어도 위생과 안전을 지키며 2~3명이서 ‘담소’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죠. 

①한국에서 가장 핫(HOT)한 산업 
: 배달(​Ｄｅｌｉｖｅｒｙ) 시장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배달음식 시장은 성장중이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배달앱 결제액을 분석했는데요. 2019년 9월 6370억원이었던 결제액은 그해 12월 7060억원, 2020년 2월 8540억원으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다만 코로나 확산과 장기화가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 속도를 높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2020년 8월 배달음식 결제액은 1조2005억원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4개 배달앱(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만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카카오 주문하기나 쿠팡이츠 등을 고려하면 연말 결제액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추정합니다. ‘배달음식’ 마의 영역이었던 호텔 뷔페, 고급레스토랑까지 배달에 뛰어들었습니다. 

2021년에도 배달음식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입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음식을 먹는 안전한 방법이 배달 또는 포장이기 때문이죠. 세계보건기구도 "판매자가 식품 위생을 준수하는 한 식품 배달은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배달음식 시장은 여러 시장을 파생했습니다. 2021년엔 ‘배달시장’이라는 형님 아래 4가지 동생 시장(골목시장, 아침시장, 구독 시장, 야외공간 시장)들이 촘촘하게 연결돼 성장할 겁니다. 

②동네에서 종일 머무는 사람들 
: 골목(Ａｌ​ｌｅｙ) 시장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이 늘었죠. 초중고교는 개학이 연기됐고 학생들은 집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직장가를 매우던 직장인과 학교 근처에서 놀던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동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동네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는데요. ‘슬세권(슬리퍼 신고 다닐 수 있는 상권)’이란 신조어까지 생겼죠. 

배달음식 시장과 골목 상권은 긴밀한 사이입니다. 음식을 배달하면 목이 좋은 상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고객은 실물 매장이 아니라 배달앱에 노출된 매장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기 때문이죠. 배달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택해도 상관 없습니다. 

앞으론 ‘동네에서 종일 머무는 고객’을 겨냥하는 메뉴와 서비스를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 재택근무를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던 기업도 이번 경험을 시험대로 삼았습니다. 재택근무의 부작용을 보완한 기업들은 앞으론 재택근무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0년 9월 13일 발표한 ‘매출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를 보면 응답 기업의 88.4%가 재택근무(사무직)를 시행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절반(46.8%)은 업무생산성이 ‘정상근무대비 90%’라 답했습니다.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와 ‘다름없다’고 답한 것이죠. 

게티이미지뱅크

③아침 식사도 안방으로 배달 
: 아침(Ｍｏｒｎｉｎｇ) 시장  

재택근무와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으로 ‘아침 식사 시장’은 안방으로 이동했습니다. 일찍이 아침 시장을 겨낭한 곳은 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입니다. 2006년부터 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맥모닝’이라는 든든한 아침 식사를 팔았는데요. 코로나19 장기화가 시작된 3월 요기요 등 배달앱에 입점해 발빠르게 맥모닝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배달 매출 확대에 힘입어 맥도날드의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날 오후 11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문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마켓컬리’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2019년 매출액은 4298억원에서 2020년 1조원대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커리 전문점, 커피전문점에서도 아침 식사 전용 메뉴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식사용 메뉴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하다는 게 특징입니다. 커피나 주스 등을 세트로 묶어 함께 팔거나, 아침 메뉴를 주문하면 음료를 할인해줍니다. 일반 음식점이나 고급레스토랑에서도 샌드위치, 계란 등을 활용해 속을 든든하게 채우면서도 부담없는 아침 식사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④적은 돈으로 더 많은 경험을 
: 구독(​​​Ｓｕｂｓｃｒｉｐｔｉｏｎ) 시장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원하는 제품·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서비스를 말하죠. 이젠 모든 걸 구독하는 시대입니다. 아침 마다 배송 받는 커피와 샐러드로 아침을 먹습니다. 정기 구독한 생필품으로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한 뒤 ‘공유 옷장’에서 집으로 도착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섭니다. 지하철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구독한 콘텐츠를 읽고, 공유 오피스로 출근하죠. 점심 역시 매일 다른 음식을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구독경제는 조금씩 다양하게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요즘 세대 성향에 딱 맞는 서비스이죠. 맛있는 디저트를 모두 먹으려면 하나씩 구입해야 하지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기적으로 조금씩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죠. 

구독 경제 성장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져도 인간의 욕망은 그대로입니다. 참고 억제하려 해도 잘 안되는 것이 ‘소비욕’이죠. 더군다나 부모 세대보다 어릴적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온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는 높아진 욕망의 기준치를 낮추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돈이 없어 소유하지 못하는 대신 ‘구독’하길 택한 것이죠. 

게티이미지뱅크

⑤점점 더 밖으로, 위로 향하는 사람들
: 야외 공간(Ｔｈｅ Ｏｐｅｎ ａｉｒ) 시장 

위드코로나 시대에는 단체 모임은 줄고 5명 미만이 함께하는 소규모 모임은 늘어날 겁니다. 그간 코로나 집단 확산의 주요 원인이 단체 모임이었던 탓에 회식도 단체 관광도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사람들은 외식을 하더라도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음식을 먹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식당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를 주기적으로 환기·소독하고 있죠. 앞으로 꽉 막힌 공간보다는 환기를 용이하게 한 공간이 늘어날 겁니다. 테라스를 둔 식당도 점점 흔해질테죠. 이태원이나 홍대 등 유명 상권에서 볼 수 있었던 ‘루프톱(rooftop·야외 옥상)’을 최근에는 동네·골목 상권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방한을 위해 난로를 설치하치거나 고객을 위한 담요를 준비해 놓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국의 한 식당에선 통풍구를 만든 투명 이글루를 만들거나 대형 천막을 치는 등 식당 실내보다 야외에서 음식을 즐기길 원하는 고객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집콕에…8월 배민·요기요 앱결제만 1.2조 '역대 최고', 머니투데이, 2020.09.08.

-Coronavirus disease (COVID-19): Food safety and nutrition, WHO, 2020.08.14. 

-100대 기업 88% 재택근무 시행…"생산성에서 큰 차이 없어", 연합뉴스, 2020.09.13.

-드라이브 스루·배달 강화한 맥도날드 "코로나19에도 매출 9% 올라", 오마이뉴스, 2020.06.10.

-대한민국 새벽을 바꾼 이 여자…"악마도, 혁신도 디테일에 있죠", 매일경제, 2020.10.25.

-Considerations for Restaurants & Bars, CDC, 2020.10.29.

-Covid-19: How restaurants are preparing for winter, BBC,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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