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던 식당도 달라 보이는 음식점 인증제도 5가지

매장 앞 '음식점 인증판' 어떻게 받았을까?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은 중구 장충동에 ‘태극당’입니다. 75년동안 3대째 대를 이어 쌓아온 역사와 맛으로 유명세를 얻은 집입니다. 마치 성지순례처럼 빵을 먹기 위해 어디든 찾아가는 ‘빵지순례’ 코스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정부도 태극당의 가치를 인정했습니다. 2020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태극당을 ‘백년가게’로 선정해 매장에 인증판을 걸며 기념 행사를 했습니다. 백년가게는 개업한 지 30년 넘은 매장을 우수 업체로 인증해주는 제도입니다.

모범음식점, 위생등급 표지판, 백년가게 등 음식점 앞에 걸린 인증판 종류도 많습니다. 누가 음식점을 평가하고 인증해준 걸까요? 다섯 가지 음식점 인증제도의 신청법과 혜택을 알아봤습니다.

​​​​​※이 콘텐츠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정부 정책 및 법령 변경에 따라 일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최신 정보인지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백년가게

태극당이 받은 ‘백년가게’ 인증제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운영합니다. 개업한 지 30년이상 된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에서 우수성을 인증받은 점포만이 ‘백년가게’ 인증판을 걸 수 있습니다. 2018년 16개로 시작한 ‘백년가게’ 인증은 2020년 1월엔 334개 업체로 늘었는데 이 중 240개(72%)가 음식점이었습니다. 지역 토박이 맛집들이 백년가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백년가게 홍보영상 ​| 중소벤처기업부 홈페이지

사업자등록증의 ‘개업연월일’부터 신청일까지 사업 기간이 30년 이상이라면 백년가게 인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업을 잇거나 동일 업종을 재창업해서 사업에 연속성이 있다면 사업장의 영업 기간을 합산해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중기부 홈페이지에서 일반인들의 추천을 받는 '국민추천제'로 신청된 업체는 특별히 사업 기간이 20년 이상이면 검증 대상이 됩니다. 

지난 6월 네이버도 ‘백년가게’만 따로 모아보는 검색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네이버 검색이나 네이버 지도에서 ‘백년가게’를 검색하면 전국 백년가게 선정 업체의 정확한 정보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

백년가게 지도 검색결과 | 네이버 지도

​올 해는 9월 30일까지 평가 대상을 모집했는데요. ​어떤 음식점이 새로운 '백년가게'로 선정될지 기대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등급제

식약처는 매장 위생상태를 평가하고 음식점 위생 관리 수준에 따라 매우우수(별 3개)부터 우수(별 2개), 좋음(별 1개)까지 3가지 등급을 부여합니다. 식약처홈페이지나 시·군·구청에 신청하면 무료로 평가를 받아보실 수 있는데요. 위생 등급이 매겨지면 부여받은 위생등급을 고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위생등급 표지판을 줍니다. 위생검사도 이후 2년간 면제해주고요. 매장 운영에 필요한 시설·설비를 보수할 경우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에 대출해주는 경제적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위생등급을 받은 음식점은 요기요앱에 자동으로 등급이 표시되는데요. 요기요앱 매장 이름 옆에 ‘위생등급’이 붙어서 주문 전 고객들에게 위생에 신경쓰는 ‘깨끗한 매장’이란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안심식당

일부 지자체에서만 운영하던 ‘안심식당’ 인증제도가 2020년부터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가 코로나 19 이후 음식점 식사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안심식당’ 지정업체 수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는데요.지난 6월까지 1400여개 음식점이 안심식당으로 지정됐습니다. 녹식품부가 정한 안심식당 필수 조건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혜택을 지역별로 여건에 맞게 추가해서 운영합니다.

최근 부산에서는 1500개 음식점이 새로 안심식당 인증을 받았는데요. 사장님이 지자체 환경위생과에 안심식당 지정을 신청하면 구·군청에서 해당 매장이 ‘안심식당 3대 수칙’을 잘 실천하는지 점검하는 절차를 거쳐 선정했습니다. 포항시에서는 안심식당 지정 업소에 음식을 덜어먹을 수 있는 국자, 집게, 수저 같은 식기류와 포장용 위생용품을 지원하는 등 헤택을 추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미더유’

충청남도의 음식점 인증제 이름은 ‘미더유’입니다. 지역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로컬푸드 인증제 이름을 충청도 사투리에서 따왔습니다. 2012년 ‘충남 연구원’에서 시작한 미더유는 2020년부터 충남도지사 인증제도로 규모가 커졌는데요. 인증을 받으려면 식재료의 60% 이상을 충남 지역 농산물로 써야 하고 수입농산물은 10% 이하로 써야 합니다. 이때 ‘지역 농산물’은 매장 반경 50km이내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말합니다.

미더유 인증판 | 충남연구원 공식 트위터 

충남6차산업센터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지역 농산물 사용량, 서비스, 맛, 청결도를 현장에서 평가하는데요. 통과한 음식점은 ‘미더유 식당’ 명칭과 인증판을 매장 홍보에 사용할 수 있고요. 관광지, 호텔에 비치되는 책자와 온라인 페이지에 소개됩니다. 매년 재인증을 거쳐 지역농산물 사용여부와 위생상태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충남 향토음식을 찾는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겠네요.

가게 앞 모범음식점 인증판

시설과 종업원의 위생 수준이 우수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을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해주는 제도입니다. 

식품위생법상 식약처장,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지정한 업체만 모범음식점 인증판을 매장 안팎에 달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일정이 다르지만 시·군·구청 홈페이지에서 매년 인증 신청을 받고요. 일반음식점 사장님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담당 공무원과 민간 평가 위원이 매장으로 현장조사를 나옵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선정 기준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점검표를 작성해서 85점 이상을 받아야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됩니다.

평가를 통과한 매장엔 표지판을 거는 것 말고도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요. 상수도 사용료가 30% 할인되고 매장 위생관리시설을 개선하거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설치할 때 설비자금 융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관광호텔, 관광안내소, 관공서와 주요기업 홍보실에 비치되는 책자에 소개되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된 날부터 2년 동안 위생관리를 위한 출입 검사를 받지 않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안심식당’처럼 식문화에 관한 정부사업이 새로 생기면 모범 음식점이 정부 지원 업체로우선 검토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