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 사태는 외식 자영업 시장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몰고 왔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초심’으로 돌아간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배달·포장에 집중하기 위해 몇십평 규모의 오프라인 홀 대신 작은 매장으로 옮기는가 하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게 이벤트를 벌이거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죠. 코로나에 맞서 초심으로 돌아간 사장님들을 소개합니다.
무한변신 사장님② 위기 이겨내려고 이렇게까지 해봤죠
코로나19 사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외식업 사장님들이 코로나가 몰고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직접 만든 소스를 선물하는 사장님, 매달 다른 이벤트를 여는 사장님, 매장명과 인테리어까지 전부 바꾼 사장님도 있습니다. 무한변신 사장님 두 번째 편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무한도전’을 멈추지 않는 세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손소독제부터 직접 만든 감귤청까지 서비스로
김민국 사장님(육식당)
김민국 사장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ㅣ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
2019년 9월 문을 연 서울 역촌동 고기 배달 전문점 육식당. 김민국(34) 사장님은 야심 차게 개업했지만 반 년도 안 돼 코로나가 시작됐습니다. “남 얘기로만 느껴졌던 코로나19가 4월이 되자 피부에 와닿더라구요. 가게 문을 열고 쭉 상승하던 매출이 4월에 들어서면서 꺾였어요.”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은 ‘휴대용 손 소독제’였습니다. 위생 관리가 중요해진 시기에 고객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코로나 예방 물품을 음식과 함께 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손 소독제, 마스크 모두 반응이 좋았어요. 고객 입장에서 어떤 게 필요한지 생각해보고 서비스 아이템을 정한 덕분인 것 같아요.”
김민국 사장님이 직접 만든 시금치페스토ㅣ김민국 사장님 제공
요즘 김 사장님은 면역력을 높이는 제철 과일을 배달 주문 고객에게 서비스로 드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양식 소스나 청으로 만들어 보내기도 하는데요. 시금치로 페스토를, 감귤로 청을 만들었습니다. 만드는 데만 2시간 정도 걸려 아예 휴무일에 ‘날을 잡아’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요리가 제 강점이니 앞으로도 요리로 깜짝 이벤트를 풀어가려고 해요. 머핀 위에 허브를 올려 트리처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연말을 맞아 집에서라도 분위기를 낼 수 있게 선물을 드리고 싶어요.”
11월 11일 11시 11분 주문 손님에게만 주는 특별한 선물
박정환 사장님(포엑스커피)
박정환 사장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ㅣ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박정환(44) 사장님에겐 철칙이 하나 있습니다. ‘이벤트를 하려면 고객이 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2020년 8월 포엑스커피(4X COFFEE)를 개업하기 전 박 사장님은 5.5평(약 18㎡)짜리 매장을 검은색 천으로 가려놨습니다. 그 모습을 찍은 사진을 SNS에 업로드했는데요. 댓글로 무슨 업종인지 정답을 맞춘 고객에겐 상품을 준다는 문구도 덧붙였습니다.
“오픈 일주일간 상품을 받으러 온 고객은 안타깝게도 0명이었어요. 첫 이벤트니까 성과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것은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장이 ‘이렇게까지 노력한다’라는 걸 고객이 알 수 있잖아요.”
핼러윈을 맞아 박정환 사장님이 꾸민 매장ㅣ박정환 사장님 제공
머지않아 사장님의 이벤트는 고객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핼러윈을 맞아 매장을 풍선과 호박 모양 소품으로 장식했는데요. 눈알 모양의 젤리가 들어간 에이드를 이벤트 메뉴로 출시했습니다. 빼빼로데이에는 매시간 11분에 주문하는 고객에게 직접 만든 빼빼로를 선물했습니다.
“아침마다 고심해 플레이리스트를 짜고 있어요. 매장이 있는 상가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가장 먼저 틀었죠. 지나가던 고객이 노래 제목을 묻기 위해 음료를 주문하시더라구요. 고객은 세심함에 반응해요. 곧 있으면 제 생일에요. 당일에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께 선물을 드리려고 해요. 요즘 다들 힘들잖아요. 이런 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잠시라도 웃는 거죠.”
박 사장님은 기획한 이벤트나 프로모션이 모두 히트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장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도 실패했다고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객과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많은 사장님이 도전하시면 좋겠어요. 매장이 있는 상가에만 카페가 12개 있어요.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런 이벤트 덕분에 고객 눈에 띌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향후 고객을 보고 투자하는 거죠. 고객 인지도를 올리는 길이에요.”
사람만 개명하나요, 매장명도 바꿉니다
윤현철 사장님(오족교)
윤현철 사장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ㅣ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
서울 시흥동에서 족발 전문점을 운영 중인 윤현철(30) 사장님. 2018년 1월 지금 매장을 인수했는데요. 맛없기로 유명한 매장인 줄 모르고 인수를 했다고 합니다. 조리 방식을 바꾸는 등 노력을 해봤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코로나까지 겹쳐 진퇴양난인 상황이었죠. “코로나19로 족발 값이 많이 뛰었어요. 삼겹살, 목살 등 돼지고기를 많이 먹어야 족발이 거래되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밖에서 고기를 먹지 않으니 족발이 유통되지 않죠. 족발 값이 두 배 뛰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2020년 10월 윤 사장님은 TV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의 재기를 도와주는 특집 방송에 출연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을 구했는데요.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멘토 분들의 도움이 컸어요.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새출발하기 위해 매장명부터 바꿨죠. 사람 이름 개명하듯이요. 인테리어도 싹 다 바꿨습니다. 어둡고 답답했던 공간은 탁 트여 보이도록 뜯어고쳤죠.”
정사각형 용기에 담긴 족발ㅣ윤현철 사장님 제공
배달 포장 용기도 바꿨습니다. 뚜껑이 달린 정사각형 배달 용기에 족발을 담는데요. 스티커도 주문 제작해 용기 위에 붙였습니다. “고객이 음식을 받을 때 처음 마주하는 게 포장이에요. 음식과 매장의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정사각형 배달용기에 담긴 음식은 양이 많아 보이고 사진을 찍었을 때도 먹음직스러워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