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니70 본점이민 사장님

밤 10시 불티나게 팔리는 건 치킨보다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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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요기요 주문~♬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있는 카페·베이커리 전문점 '브라우니70본점'. ‘이른 아침부터 찾을까’ 싶은 파스타와 리조또는 물론이고 식사 대용 빵과 음료 주문이 오전 시간대 밀려듭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3시간 사이 들어오는 주문이 브라우니70본점의 배달 매출의 60%를 차지합니다. 연면적 92평(304㎡) 지상 3층 규모의 브라우니70본점은 매장 운영이 녹록치 않은 코로나19 시대에 배달로만 월 1억원 내외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매장을 찾는 홀·포장 고객까지 합하면 2억3000만원의 매출을 내죠. 



브라우니70본점을 운영하는 이민(44) 사장님은 2004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MBA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와 LA에서 5년간 어학원을 운영했습니다. 300~400명의 학생이 다니는 제법 규모가 큰 학원이었습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유학생과 이민에 대한 장벽이 높아지면서 어학원 사업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마침 노령의 부모님도 몸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장님은 한국으로 역이민을 결심했습니다. 


2017년 7월 한국에 들어온 이 사장님은 같은 해 12월 브라우니70본점을 인수했습니다. 인수 이후 매출이 크게 뛰었고 지금은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주문이 끊이지 않는 매장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시대에도 고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매장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브라우니70본점을 용인 수지 대표 카페·베이커리로 만든 운영 비결 여덟 가지를 들어봤습니다. 


활짝 웃고 있는 브라우니70 이민 사장님


1.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올인원’ 


브라우니70본점은 빵과 케이크는 물론이고 파스타와 피자, 햄버거 같은 식사메뉴까지 총망라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을 빼곡히 채운 164개 메뉴가 골고루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오전 시간대 뿐 아니라 밤 10시 이후 시간대 주문이 제법 들어와요. 파스타나 리조또 같은 양식이 야식으로도 통한 셈이죠. 와인 안주로 찾는 분도 많이 있구요.”


배달을 시키는 주 고객층을 살펴보면 주로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젊은 엄마들입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음식점이나 카페 가는 게 힘들잖아요. 육아 때문에 제대로 된 한끼를 챙겨 먹기 힘들죠. 스크램블 에그와 팬케이크, 샐러드, 소시지, 커피로 구성된 ‘블랙퍼스트세트’가 있는데 이게 의외로 ‘아이용 메뉴’예요. 자극적이지 않아서 아이들이 먹을만 하죠. 여기에 파스타나 리조또 하나 더 시켜서 엄마들은 커피랑 함께 드시곤 해요.” 


(왼쪽부터) 브라우니70본점의 인기 메뉴인 크로와상샌드위치, 블랙퍼스트세트

 
2. 경험 없다면 기존 매장 ‘인수’할 것 


이 사장님이 새로운 매장을 창업하지 않고 브라우니70본점을 인수한 이유는 ‘외식업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외식업을 운영하곤 싶었지만 새 매장을 차릴 엄두는 못냈어요.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해봐서 알지만 밑바닥에서 일궈낸다는 게 보통일이 아니에요. 저는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니면 창업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어머니가 빵을 좋아하셔서 정말 우연히 이 매장에 들렀어요. 2층에 앉아 노트북을 하면서 문득 매장을 둘러봤는데요. 제가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 했죠.”


브라우니70본점은 누가 봐도 최적의 상권에서 영업 중이었습니다. 신분당선 성복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이었죠. 3층짜리 건물이어서 공부나 과제를 하러 오는 학생들과 가족 단위 고객이 찾기에도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브라우니70본점 위층에는 스포츠 센터가 있어 지나가면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싶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제 생각엔 주어진 환경에 비해 매출이 조금 아쉬웠어요. 상권이나 유동 인구가 많아서 매출을 크게 높일 수 있을거라 판단했죠. 운영방식이나 메뉴 레시피를 손봐서 고객들에게 다시 어필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인터뷰 답변 중인 이민 사장님


3. ‘음식은 만들어 대접한다’


6개월 동안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브라우니70본점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트레이닝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브라우니70본점을 환골탈태시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는데요. 매장과 가까운 곳에 40평 규모의 ‘베이커리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에는 냉동 생지(굽기 직전의 빵 반죽)를 납품 받아 빵을 만들었는데 모든 빵을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죠. 유명 제과점에서 베이커리 명인으로 일하던 분도 모셔왔습니다. “‘따뜻한 음식을 내 손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대접한다’는 그게 음식 장사의 본질이에요. 기본만 지키면 돼요. 우리 매장에 온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을까요? 좋은 재료로 맛있게 만들어드리면 돼요. 참 단순하죠.”


기존 주방도 싹 다 뜯어 고쳤습니다. 음식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 공기가 탁해질 것을 고려해 공기청정기 8대를 들여놨습니다. “냉동고, 제빙기 등 주방기기를 전부 새로 들였어요. 앞으로는 주문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들어올 거라 생각하고 2개짜리 화구를 4개짜리로 늘렸구요. 권리금이나 월세 등을 빼고도 3억~4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었어요. 인수할 매장을 뜯어 고친다면 추가로 돈이 얼마로 들어갈지 생각하셔야 하죠.” 


브라우니70 베이커리 공장에서 빵을 만드는 모습

 
4. 자동차 공장 뺨치게 ‘분업화’ 


 모든 메뉴를 반죽부터 직접 만드는 것으로 차별화를 두기로 한 이 사장님은 철저히 분업화를 했습니다. 현재 브라우니70본점 직원은 스무 명입니다. 아르바이트생 없이 모두 정규직 직원들입니다. 주방에 여섯 명, 바(BAR)에 여덟 명, 베이커리에 다섯 명, 경리·회계 직원 한 명이 있습니다. “주방은 총괄셰프님을 중심으로 세컨셰프 두 분, 수습셰프 두 분이 같은 시간대 일을 해요. 바(BAR) 담당 직원들이 바로 옆에서 음료를 만들고 계산을 하죠. 베이커리 공장에서는 각종 빵과 케이크, 쿠키를 구워요. 담당 구역이 있어야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고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죠.”


주방에 들어가면 검은색 위생모, 장갑, 앞치마를 착용한 직원들이 주문 영수증을 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작업대엔 철저하게 1인분씩 소분된 파스타면, 각종 채소들이 정렬돼 있습니다. 화구 앞에 있는 직원은 한쪽에선 파스타를 만들고 다른 한쪽에선 스크램블에그를 만듭니다. 그 옆에 있는 직원은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완성된 음식을 그릇에 담아내면 바(BAR) 담당 직원들이 음료와 함께 고객에게 음식을 내줍니다. 


파스타를 조리하는 모습


5. 인기 있는 메뉴만 살아남는다 


이 사장님은 모든 메뉴가 골고루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메뉴가 많지만 어느 하나 버리는 메뉴가 없어요. 구색 갖추려면 메뉴를 많이 만든 게 아니에요. 매장을 인수한 후엔 인기 없는 메뉴는 과감히 정리했어요. 빵 같은 경우 하루에 만드는 양이 비슷한데요. 한 두 달 정도 지켜보면서 하루에 만드는 양의 1/3이 팔리지 않고 남는 건 메뉴판에서 내렸어요.”


매장을 인수하면서 배달도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뛰어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했는데요. “첨엔 저도 파스타를 어떻게 배달할까 싶었어요.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손님에게 주방에서 갓 나온 음식을 드려야 한다는 운영 철칙에는 변함이 없었어요. 최대한 음식의 온기를 유지하고 싶어서 제가 파스타를 들고 돌아다녀봤어요. 15분 동안 차 타고 다니다가 먹어 보고, 20분 후에 먹어보고 그랬어요. 20분이 마지노선이더라구요. 주방에서 파스타가 나온 뒤 손님에게 도착하기까지 20분이 넘으면 면이 소스를 먹어서 지나치게 질퍽해져요. 기온이 영하 4도 아래로 내려가면 15분을 넘어가면 안 돼요.” 


​매장을 정리하는 브라우니70 이민 사장님


 

6. ‘양이 곧 질’


브라우니70본점 배달앱 리뷰에는 ‘양이 많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이 사장님은 ‘양이 곧 질’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원분들에게 정량대로 하되 아끼진 말라고 말해요. ‘무조건 많이 주자’ 이런 건 아니에요. 그저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을 뿐이죠. 많이 드린다고 해서 다른 곳보다 두 배, 세 배 많이 드리는 건 아니거든요. 다른 곳보다 10% 정도 더 드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손님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두 배가 되죠.”


푸짐한 무료 서비스도 유명합니다. 팥빵, 모카빵, 스콘 같은 2000~3000원대 빵을 고객이 주문한 메뉴와 함께 보냅니다. 하루에 한 번 무작위로 조각 케이크를 보내기도 하죠. “저희 주 고객이 어린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분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만족해 할까를 고민하다 무료로 빵을 넣어드렸어요. 간혹 손님을 적으로 보는 분들이 사장님이 있어요. ‘1만원 밖에 안 시켰네’, ‘이거 한 숟갈 더 넣는 게 얼마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일부 계시죠. 장사만으로도 힘든데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배달 주문 수가 많지 않았던 인수 초반에 시작했던 작은 이벤트가 하루 주문 수 200건을 넘어서면서 부담이 됐는데요. 그런데도 이 사장님은 지금도 계속 빵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홍보비를 빼기로 했어요. 지역 신문이나 지하철 광고, 블로그 마케팅비로 월 200만원 이상씩 썼는데 그걸 모조리 없앴어요. 빵을 무료로 드리는 게 홍보를 목적으로 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파스타 같은 식사 메뉴를 주문했다가 빵을 드셔 보시고 나중엔 그 빵을 주문하는 분도 생기더라구요. 무료 이벤트가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됐죠.”  


브라우니70점의 각종 빵들. (왼쪽부터) 치아바타, 생크림앙빵

 
7. 6개월 버틸 여력 확보하기  


 2020년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사태는 브라우니70본점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일반음식점이 아닌 휴게음식점·제과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한동안 홀 매장 손님을 받지 못했는데요. 이 사장님은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매장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매출을 늘릴 수 없으니 비용이 새는 곳은 없는지 점검했죠.”


그 결과 달마다 직원 2명분의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약했다고 하는데요. “식재료를 다시 살펴봤는데 아무리 질이 좋다고 해도 단가가 너무 세더라구요. 대기업 유통업체에서 작은 곳으로 납품처를 바꿨어요. 그렇다고 질 낮은 식재료를 쓰는 건 전혀 아니에요. 직접 매일 가락시장에 가는 업체예요. 그저 유통구조가 좀더 단순한 납품처로 바꿨을 뿐이죠."


매출이 신통치 않아도 6개월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인 ‘리스크(위기) 대비 자본’을 확보해둔 것도 브라우니70본점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던 요인이었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사내유보금’인데요. “인건비나 월세, 공과금 등 모든 비용을 뺀 수익의 50%는 리스크 대비 자본으로 빼놔야 해요. 사장인 저도 월급 받아요. 모든 수익을 제가 다 가져가지 않아요. 늘 매장이 잘되는 건 아니거든요. 손님 한명 오지 않아도 매장이 6개월 정돈 버틸 수 있는 자본을 쌓아 놔야 해요. 매출 안 나온다고 서비스 빵 빼고, 두 숟갈 들어갈 재료 한 숟갈만 넣고 이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브라우니70 입구에 놓인 입간판


8. 고객은 ‘내 지역구 유권자’


이 사장님은 매장을 찾는 고객을 ‘내 지역구 유권자’에 비유합니다. “유권자에겐 잘 보여야 하죠. 그래야 유권자가 정치인을 지지하잖아요. 전 우리 매장이 불친절하다는 말은 절대 듣고 싶지 않아요. 음식 배달 보낼 때 꼭 제가 직접 문자를 보내요. ‘음식 드시고 불편한 점 말씀해주시면 사장인 제가 직접 응대하겠다’구요.”


이 사장님은 사업이 아닌 ‘장사’를 하는 것이라 강조합니다.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온다고 해서 무리하게 확장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해요. 외식업 장사는 단순해요.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면 우직하게 해야 하죠. ‘초심’, ‘정성’, ‘좋은 재료’를 강조하는 건 음식 장사에선 그게 전부이기 때문이에요. 이 세 가지가 망가지면 외식업은 유지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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