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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장님, 창업상식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인 시대...그래서 이런 생각 했죠

#마이프랜차이즈 # 김준용 # 사장님 # 창업 # 인터뷰



"이번엔 120조 시장이다" 연쇄 창업가의 색다른 도전




10년 간 두 번 창업한 것도 모자라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사람이 있습니다. 마이프랜차이즈 김준용(40) 대표. 3년은 안철수연구소 세일즈맨으로, 3년은 카페 사장님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7년 동안 스마트 알림장 비즈니스 업체인 키즈노트의 대표를 지냈는데요. 


업종을 넘나들며 사업가의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그가 지난해(2019년) 이번에도 주변의 예상을 뒤엎는 길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프랜차이즈 시장입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시작한 건 아닙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는 5000여개 프랜차이즈의 평균 창업비용, 평균 매출, 지역별 가맹점수, 출점거리제한 기준 등 각종 정보를 클릭 몇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사업 아이템입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D2 스타트업 팩토리)와 벤처투자사 본엔젤스, 내비게이션 돌풍을 일으켰던 ‘김기사앱’ 창업자들의 초기 투자를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데요. 서울 역삼동 마이프랜차이즈 사무실에서 김준용 대표를 만나 재기발랄한 창업기를 들어봤습니다.





잘 나가는 세일즈맨이 카페 사장님 된 이유


김 대표는 잘나가는 세일즈맨이었습니다. 목표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 한 몫을 했습니다. “면접을 앞두고 무작정 회사에 찾아갔어요. 점심 먹으러 가는 직원들 붙들고 어떤 일을 하는지, 회사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 지 물었죠. 모르면 물으면서 길을 찾아 가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입사 후 사업성과공로상을 받았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입사 3년만에 돌연 퇴사를 결심합니다. 평소 ‘내 사업’을 꿈꿨던 그의 눈에 카페 시장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2008년 1월이었어요. 언론에서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뤘어요. 문득 카페에 있는데 혼자 공부하거나 일하는 분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카페는 더이상 휴식이나 비즈니스에 국한된 공간이 아니었죠. 20대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자 싶었습니다.”


마이프랜차이즈 김준용 대표


‘왠지 카페가 잘 될 것 같다’는 감에만 의존한 건 아닙니다. 카페를 창업하기까지 꼬박 1년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당시 카페 100군데는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개인 카페 창업이지만 사업 계획서만 수십장을 썼구요. 경희대 앞에서 종일 죽치고 앉아 하루 평균 이 길거리엔 몇 명이 돌아다니나 관찰하기도 했죠.” 


철저한 시장 조사 끝에 2009년 ‘더퍼스트펭귄’이라는 카페를 차렸습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자기계발과 성취를 위한 카페’였는데요. 지금이야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단어가 제법 익숙하지만 당시만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생경한 컨셉이었습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어요. 퍼스트 펭귄은 선구자, 용감한 리더를 뜻해요. 학생들에게 그런 퍼스트 펭귄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고 학생들도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랐죠.”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재직 시절  | 김준용 대표 제공


이대 앞에 2호점까지 냈지만 커가는 덩치를 감당하기 버거운 순간이 닥쳤습니다. 카페 사업을 더 확장해 나가기에는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섰습니다. 카페를 정리한 김 대표는 2012년 전 직장 동료의 제안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에 합류합니다. 어린이집·유치원 스마트 알림장 서비스 회사 키즈노트인데요. 알림장을 앱에 공유해 어린이집·유치원 선생님과 학부모 간 의사소통의 획기적인 장을 열어준 ‘물건’으로 이름을 떨쳤죠. 스마트 알림장 시장 점유율80%로 독보적인 1위를 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4년 12월 카카오에 매각됐습니다.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구가 솟아올랐습니다.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불만이 있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2019년에 제 나이 마흔이었어요. 여기서 멈칫하면 더이상 도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탁 들더라구요. 퇴사하고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죠.”


키즈노트 창업 후 경진대회에서 발표 중인 모습  | 김준용 대표 제공  


“자영업 실패 확률 낮추고 싶어”


7년 간 몸 담은 사업에서 손을 떼고 나올 때 염두에 두고 있던 사업 아이템은 딱히 없었다고 합니다. 기회는 영화처럼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장모님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때 프랜차이즈 시장을 들여다 볼 계기가 생겼다는데요.


김 대표는 본사와 예비창업자 간 원활하지 않은 소통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보통 장사를 시작할 때 지인에게서 정보를 얻어요. ‘요새 어디가 괜찮다더라’ 하는 입소문도 무시를 못하구요. 하지만 이렇게 카더라만 듣고 창업에 나서는 것은 많이 위험한 방법입니다. 창업 전 미리 알아보고 분석해야 하는 정보만 당장 생각해도 수십가지입니다. 창업 비용은 얼마인지, 경쟁 업체는 얼마나 있는지, 유동 인구나 세대수는 얼마나 있는지 등을 상세히파악해야하죠.”


김준용 대표


정보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이미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 등 누구에게나 공개돼있는 빅데이터가 많습니다. 자료가 너무 많아서 문제죠. 예비창업자는 어디서 어떤 정보를 어떻게 비교해야 하는지 몰라요. 이런 정보의 불균형을 해결하자는 생각에 이번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마이프차는 자영업을 준비 중이거나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특화된 ‘지도'로 보기가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평균 매출액, 평균 창업 비용, 출점거리제한, 주변 세대수 등을 지역별·업종별·브랜드별로 지도 위에서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강남역 근처에서 '커피' 업종을 선택했을 때 보이는 영업 중인 프랜차이즈 가맹점 위치와 월평균 매출액. 브랜드명이 적혀 있는 라벨을 클릭하면 출점제한거리, 매장 수 등을 볼 수 있습니다.  | 마이프차 '지도' 메뉴 캡처


“네이버 같은 포털 지도 서비스에서도 스타벅스를 치면 어디에 매장이 있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를 각각 개별적으로 검색해야 하죠. 마이프차 지도로 보기에서는 이 브랜드를 한 번에 모아서 비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투썸플레이스를 창업한다고 해볼게요. 경쟁 브랜드인 스타벅스, 이디야, 엔젤리너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는 어디서 영업하고 있는지 한 눈에 비교 가능합니다. 예비창업자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본사에서도 마이프차를 보고 경쟁사에서 어느 지역에 신규 매장을 냈는지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할수도 있구요.”  


서초·강남 지역에서는 ‘상가 공실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경쟁업체도 없고 유동인구나 거주 인구 수도 충분해서 매장을 내고 싶은데, 막상 부동산에 알아보면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장사할 자리가 있느냐’도 창업에 중요한 요소이죠. 마이프차에서는 정확한 공실 상가 주소와 임대면적, 월 임대료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지금은 서초·강남에서만 확인할 수 있지만 점차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마이프차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예비창업자 간 소통 창구를 목표로 합니다. 예비창업자는 마이프차를 통해 본사에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고, 본사에서는 예비창업자에게 실시간으로 답할 수 있죠. “저희 마이프차를 이용했을 때 ‘무조건 성공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실패 확률을 낮춰드릴 수는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준용 대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자신감 


김 대표는 자영업과 프랜차이즈 시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자영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가 무너져요. 2020년 6월 OECD가 발표한 국가별 자영업자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5.1%입니다. 4명 중 1명이 자영업을 하는 건데요. OECD 평균(18.2%)보다 7%포인트 높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125만명의 고용을 창출합니다. 매출규모만 120조원인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6.9%를 차지하죠.”


마이프차는 지금껏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사업 아이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마이프차가 잘 될 거라 자신합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더퍼스트펭귄 운영 시절  | 김준용 대표 제공


①자영업자의 애환을 잘 이해한다


김 대표는 카페를 운영했기 때문에 마이프차를 창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매장은 전쟁터에요. 오전 7시에 출근하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했죠. 정신없이 음료 만들고, 손님 응대하고, 청소하다가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밤 12시가 훌쩍 넘었어요. 집에서 씻고만 나왔죠. 자영업자의 애환을 이해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좀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앞으로 주변 지역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새로 생기고 폐업하는 지를 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준비 중인데요.외식업 자영업자들은 동선이 제한적이죠. 집과 매장만 왔다갔다 하는 게 전부라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체감하기 어렵죠. 저희가 알림을 보내드려서 이를 보완해 나가자는 것이죠.”


②마이프차는 인생 경험의 결정체


카페 경험만 지금의 김 대표를 있게 한 건 아닙니다. “마이프차는 제 인생 경험을 집대성한 결정체라 생각해요. 스티브잡스가 그랬죠. 살면서 겪었던 순간이 점이 모여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다구요. 저는 세일즈맨이었기 때문에 영업에 자신 있어요. 키즈노트 때는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을 설득해야 했는데 세일즈할 때 경험이 직접적으로 큰 도움이 됐어요. 마이프차를 이용할 프랜차이즈와 투자할 사람을 찾는 과정 역시 영업이죠.” 


마이프차 직원들과 함께 회의 중인 모습  | 김준용 대표 제공


③한 곳을 바라보는 직원이 함께 한다 


현재 9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이 하나의 비전을 바라보고 있어요. 프랜차이즈 시장은 우리 평범한 시민의 문제이고 이 문제를 풀었을 때 이익과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에 모든 직원이 공감하죠. 비전에 공감하면 공감할 수록 직원들의 퍼포먼스가 달라집니다. 모두가 자발적이어서 매사 뜨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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