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사장님이시라면 꼭 한 번쯤 들른다는 황학동 주방거리. 막상 시장에 나가면 브랜드 종류도 수만 가지여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러워집니다. 바쁜 사장님을 대신해 요기요가 나가봤습니다. 업소용 기기 견적 서비스 제공 업체인 황학동온라인과 함께 냉장고부터 믹서기까지 똑똑하게 고르는 팁을 알려드립니다.
대신 발품 팔았습니다④ 커피머신 고르기 전 보고 가세요
2020년 6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카페는 8만3692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최근 3년 사이 서울에 위치한 카페만 22% 늘었다고 하는데요.(출처: 한국경제 뉴스래빗)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카페 창업에 뛰어든 사장님이 꼭 선택하셔야 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대신 발품 팔았습니다’ 시리즈의 네 번째 주제 ‘커피 머신’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커피 머신은 같은 성능이라도 20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합리적인 예산으로 매장에 잘 맞는 제품을 찾으려면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도 많은데요. 요기요가 바쁜 사장님을 대신해 황학동온라인 한용정 과장님과 함께 구매 요령을 알아봤습니다.
커피 머신 사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커피 머신 작동 방식을 알아두시면 제품을 구입할 때 도움이 되는데요. 커피전문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반자동 제품의 작동원리는 이렇습니다.
커피 머신 안에는 보일러가 있습니다. 정수 필터를 거친 물이 이곳에서 데워지죠. 바리스타가 포터필터에 원두가루를 담아 탬퍼로 지그시 누른 뒤, 그룹헤드에 끼워 넣습니다. ‘추출’ 버튼을 누르면 그룹헤드에서 강한 압력의 물이 분사되는데요. 이 물이 포터필터에 담긴 원두를 통과하면서 20~30㎖의 진한 커피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죠.
작동 방법과 부품별 명칭을 이해하셨다면 아래 세 단계를 거쳐 우리 매장에 맞는 커피 머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커피 머신 선택 전, 이것도 고민해보세요
①언제 많이 팔리나요?
물 온도가 3~4℃만 차이 나도 커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92℃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와 89℃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전혀 다른 맛이 나죠. 커피 머신에서 연속으로 샷을 내리면 보일러 온도가 떨어지는데요. 우유를 데우기 위해 스팀 기능을 사용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정한 물 온도를 유지하는 능력은
보일러 용량에 달려있습니다. 보일러 용량이 클수록 물의 온도가 덜 변하는데요. 용량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보일러 용량이 크면 물을 데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영업 시작 1시간 전부터 커피 머신을 미리 켜놓아야 하죠. 전력도 보일러 용량이 작은 제품에 비해 많이 소모됩니다. 가격대도 높습니다.
한 과장님은 “보일러 용량을 따질 때는 ‘고객이 붐비는 시간에 샷 몇 잔을 내리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루 100잔의 커피를 파는 두 카페가 있습니다. 주택가에 있는 한 카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커피를 파는 반면, 오피스 상권의 카페는 직장인 고객이 몰리는 점심 두세 시간 동안 하루 매출의 대부분을 냅니다. 주택가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면 보일러 용량은 작지만 저렴한 제품을, 오피스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면 가격대는 높지만 보일러 용량이 큰 제품을 쓰는 것이 적합하겠죠.
②아메리카노 한 잔에 샷 몇 개가 들어가나요?
위쪽부터 1그룹·2그룹·3그룹 커피 머신ㅣ게티이미지뱅크·셔터스톡
커피 머신에서 동시에 뽑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샷 수도 중요합니다. 샷이 두 개 들어가는 진한 아메리카노를 판다면 샷을 동시에 추출해야겠죠. 보일러에서 데워진 뜨거운 물이 분사되는 부분을 그룹헤드라고 합니다. 그룹헤드의 개수에 따라 1그룹, 2그룹, 3그룹 제품으로 나뉘는데요. 그룹헤드가 여러 개일수록 커피 머신의 크기와 보일러 용량이 커집니다.
1그룹 제품은 가정용 커피 머신으로 많이 쓰입니다. 보일러 용량이 작아 연속으로 샷을 내리기 어렵죠. 그룹헤드가 고장 나면 커피를 아예 내릴 수 없어 카페에 적합한 제품은 아닙니다. 한 과장님은 “개인·프랜차이즈·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등 다양한 카페에서 가장 많이 쓰는 커피 머신은
2그룹 제품”이라며 “
3그룹 제품은 규모가 크고 고객이 늘 북적이는 교외 카페에서 주로 사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③커피를 잘 아는 바리스타가 있나요?
반자동·전자동 커피 머신ㅣ게티이미지뱅크·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
작동법에 따라 반자동, 전자동, 수동 제품으로 구분되는 커피 머신. 카페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반자동 제품입니다. 바리스타가 원두가루를 포터필터에 담고 탬핑한 후 그룹헤드에 끼워야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데요. 바리스타마다 탬퍼로 누를 때 원두에 가하는 힘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커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두를 갈기 위해서 그라인더도 따로 사용해야 하죠.
전자동 제품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에스프레소가 내려지는 제품입니다. 커피 머신에 그라인더가 내장돼있어 원두를 따로 갈 필요도 없죠. 커피 머신을 누가 다뤄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는데요. 제품 옵션에 따라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물과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한 과장님은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음식점이나 대형 기관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수동 제품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 시간과 압력을 조절해야 합니다. 요즘은 수동 제품으로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데요. 인테리어 장식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제품입니다.
④A/S 되는 중고 제품도 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커피 머신은 중고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됩니다. 쓸만한 중고 제품을 찾기 쉬운데요. 커피전문점에서 많이 쓰는 반자동 2그룹 제품 중 저가 모델은 200만원 후반~300만원 초반 가격으로
새 제품을 살 수 있습니다. 같은 모델을 5년 된
중고품으로 구입한다면 100만원 중반~200만원 초중반 가격으로 살 수 있습니다.
커피 머신을 살 때는 A/S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다른 주방 기기에 비해 수리 비용이 높고, 부품을 구하는 데 며칠씩 걸릴 때도 있기 때문인데요. 한 과장님은 “중고 업체에서 제품을 사면 보통 3개월간 무상 A/S를 해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흔한 모델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제품”이라며 “대중적으로 쓰이지 않는 제품이 고장 나면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수리 비용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⑤커피 머신의 수명은 관리에 달려있어요
셔터스톡
연식이 10년 돼도 관리가 잘 된 제품은 중고 시장에서 괜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제품을 오래 쓰기 위해선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난 뒤에는 바로 포터필터를 빼고 추출 버튼을 눌러 그룹헤드에 물을 흘려줘야 합니다. 커피 머신이 켜져 있을 때 그룹헤드는 고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포터필터를 빼지 않으면 그룹헤드에 찌꺼기가 묻어 그다음 내린 커피에서 쓴맛이 납니다.
그룹헤드가 두 개 이상인 제품이라면 두 쪽 모두 번갈아가며 사용해야 합니다. 커피 머신은 고온, 고압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한 쪽만 사용하면 사용하는 쪽 부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업이 끝난 뒤에는 전용 청소 솔로 그룹헤드를 닦아줘야 합니다. 포터필터에 커피 머신 전용 세제를 담아 그룹헤드를 씻어내는 것도 중요한데요. 최소 6개월, 최대 1년 단위로 커피 머신 전문 관리 업체에서 점검을 받아 제품이 노후되는 걸 방지한다면 커피 머신을 더 오래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