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5000만원’
칠전팔기 사장님의 가게 운영법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메뉴사진이 실제 주문으로도 이어질까요? “메뉴사진을 바꾼 첫 달에는 13%, 두 달 후에는 20% 이상 주문이 늘었어요. 그만큼 리뷰도 많아졌고요. 좋은 리뷰를 보고 주문하시는 고객도 많은 것 같아요. 선순환이죠.”
경기도 부천시에서 ‘연탄불고기와 손순두부’를 운영하는 유승훈(52) 사장님. 배달로만 월매출 5000만원을 올리고 있는 유 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꽤 오랜 기간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2007년 프랜차이즈 보쌈전문점으로 시작했어요. 배달앱이 없던 당시에도 보쌈은 배달 주문이 많았어요. 그때부터 배달 장사의 가능성을 봤죠. 이후 제가 직접 만든 요리로 장사를 해보고 싶어 가게를 접고 인천에서 부천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인천보다 젊은 사람이 많아 외식이 활성화됐거든요. 또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인구 밀도가 높아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리고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개인 가게를 시작하게 됐어요.
2007년부터 배달 장사의 가능성을 보셨다고 하셨는데 배달앱에는 언제 입점하셨어요?
요기요앱이 우리 지역에 들어왔을 때 바로 시작했어요. 사실 연탄불고기가 홀에서는 인기가 많겠지만 배달음식으로도 적합할까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처음에는 반응이 미미해 광고를 썼는데요. 요기요앱 상단에 가게가 보이니 주문이 바로 늘더라고요. 이제는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잡아서 매번 광고를 쓰진 않지만 순위가 떨어졌을 때 지금도 종종 쓰고 있어요.
배달앱 입점 후 어떤 부분이 가장 고민이셨나요?
메뉴사진이요. 음식점을 여러 번 하면서 사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어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잖아요. 이전 가게 운영할 때는 전단지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으려고 음식을 바리바리 챙겨서 스튜디오에서 사진도 찍었어요. 요기요앱에는 6년 전 찍은 메뉴사진을 걸어뒀는데요. 요기요에서 올해 초 무료로 사진 촬영을 해준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바로 승낙했죠.
몇 가지 메뉴를 촬영하셨어요?
불고기, 고추장불고기, 파불고기, 순두부찌개, 막국수 등 6가지 메뉴를 촬영했어요.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 100만원 정도 드는데 무료로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진작가가 가게로 방문해서 2시간 만에 촬영해 시간도 아낄 수 있었고요.
메뉴사진 교체 후 고객 반응이 달라졌나요?
주문이 점점 많아졌어요. 메뉴사진을 바꾼 첫 달에는 13%, 두 달 후에는 20% 이상 주문이 늘었죠. 그만큼 리뷰도 많아졌고요. 좋은 리뷰를 보고 주문하시는 고객도 많은 것 같아요. 선순환이죠. 고객들의 눈은 정확한 것 같아요. 가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면 고객 반응도 무조건 좋아져요.
메뉴사진 찍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맛이 떠오르는 사진’이 돼야 해요. 구운 고기를 판다면 야들야들한 식감이 사진에서 표현돼야 하죠. 사진은 연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촬영할 때 물이나 기름을 뿌리면서 반지르르한 고기 표면을 연출하더라고요.
개인 가게로 운영하시면서 메뉴 개발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힘들었죠.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식재료를 공급받아 장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보쌈부터 족발, 닭갈비, 부대찌개까지 장사가 안 돼 메뉴만 7번 뒤집었어요. 하루 5만원을 못 팔 때도 있었죠. 낮에는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고 밤에 메뉴 개발을 해야 하는데 손님이 없으니 장사를 하면서 하루 종일 메뉴 개발을 했어요. 그러다 6년 전 ‘연탄불고기’로 최종 정착했어요.
주메뉴를 연탄불고기로 바꾼 후 매출이 안정됐나봐요.
네, 말 그대로 칠전팔기 끝에 자리잡은 거죠. 장사가 잘 안되는 이유가 뭘까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그러다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음식’이라면 외식메뉴로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연탄’이에요. 일반 가정집에서 연탄으로 불맛을 낼 수는 없잖아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니 그때부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어요.
순두부도 가게에서 직접 만드신다면서요.
맞아요. 연탄불고기와 순두부찌개를 묶은 세트메뉴가 주문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요. 고기에는 찌개가 필요한데 된장찌개는 너무 뻔한 것 같아 순두부찌개를 팔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시중에서 파는 순두부로 만들었는데 어차피 만드는 것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3년 전부터 연천콩을 가게에서 직접 갈아 만들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메뉴에 대한 고민과 운영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한국사람이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탕이나 찌개요리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어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어요. 아마 조만간 고객분들께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홀 장사를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에요. 배달만 하면서 월매출 5000만원을 올리고 있는데요. 만약 홀 장사를 다시 하더라도 앞으로 배달과 포장주문 시장이 더 커질 것 같다는 생각에 키오스크를 두고 고객 응대를 대신할 것 같아요. 그래서 고객에게 내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배달앱은 가게 소개를 맛깔나게 해놓든 메뉴사진을 잘 걸어두든 잘 꾸며둬야 하고요. 저에게 배달앱은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