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김먹방씨. 요기요 앱에서 저녁 메뉴를 찾아 결제 완료 버튼을 눌렀습니다. 음식이 도착하기 전 씻기 위해 욕실에 들어가려던 찰나 ‘똑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립니다. “배달이요~”. 시계를 보니 주문한지 10여분 만에 음식이 도착했네요. 음식 조리부터 포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내외 배달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마법'을 부리는 이 음식점. 과연 어디일까요. 주인공은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입니다. 12년 동안 요식업에 몸담은 이영재(49)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 음식점은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배달전문점입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에 연매출 10억 원을 기록한 '배달 맛집'인데요. 10평 남짓한 매장에서 꾸려가는 성공스토리를 지금부터 풀어봅니다.
이 사장님이 장사를 시작한 때는 2009년 3월입니다. 기존에 영업 중이던 닭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인수하면서 요식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초보 사장님이 처음부터 승승장구했을리 만무합니다. 매장 인수 후 매출이 쭉쭉 떨어지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봐야했습니다. 초보 사장님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밖에 나가 전단지부터 돌렸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장이 제대로 주방 일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주방 이모님께 칼질하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시판 소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양념을 개발하기 위해 직원들과 밤을 새가며 앙념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해볼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2년 배달앱에 입점했습니다.
"매출이 멈춰있던 매장을 발돋움 시켜줄 발판이 '배달'이라고 생각했어요. 2012년에 배달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배달 매출' 증가세가 '홀 매출' 증가분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홀 장사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배달에 더 집중하기로 마음 먹고 2017년에 지금 매장(간석동)으로 이사하면서 홀을 없애고 주방만 있는 ‘배달전문점’으로 전환했습니다."
배달 전문 매장을 운영하던 이 사장님에게 코로나라는 악재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코로나19가 온 나라를 뒤덮은 지난해 연매출액은 두 자릿수까지 늘었습니다. 고객과 자영업자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시기에 꾸준히 매출고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 사장님만의 몇 가지 철칙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배달을 직접 가다보니 손님이 원하는 것을 직접 듣게 됐어요. 공통점이 있었고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음식을 주문한 손님들이 하나같이 가장 만족스러워했던 순간은 배달이 빨리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이후로 음식을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배달할 수 있을지 그 방법 하나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이 사장님만의 10분 배달 노하우가 탄생했습니다.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 이영재 사장님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은 모든 메뉴가 조리부터 포장까지 단 3분이면 끝납니다. 요기요 고객들이 남기는 매장 리뷰엔 ‘배달이 빨리 왔다’는 내용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달린다고 하는데요. 이 사장님의 초고속 배달 노하우 세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이 사장님은 빠른 배달을 위해서 모든 재료를 조리 직전 단계까지 손질해놓습니다.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볶은 뒤 포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조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사실 양념가지 돼 있는 냉동 완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완제품을 써도 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렇다고 미리 해동해두면 음식 질이 많이 떨어지구요. 좀 번거로와도 매일 공수한 닭발로 더 맛있는 음식을 손님들께 내놓고 싶었습니다. 냉동 닭발을 꼼꼼히 세척하고 손질 한 후 직접 만든 양념과 함께 미리 초벌을 해 둡니다. 이렇게하면 신선도와 맛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배달 속도가 확연히 빨라집니다. 주문을 받은 후 볶아 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2분 정도 걸립니다. 1~2분이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쌓이면 큰 차이가 됩니다. 재료의 소분도 정말 중요한데요. 재료를 1인분씩 나눠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대응하고 있는데요. 이때 재료를 정확하게 소분해둬야 추가적으로 손실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팁입니다. 재료 준비에 통상 네다섯 시간은 걸리는데 미리 해두면 다음날 출근도 여유있게 할 수 있고요. 문여는 시간이 늦어 주변 사장님들로부터 ‘장사를편하게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홍초불닭발N막창-인천본점 이영재 사장님의 닭발 조리 과정
이 사장님의 주방은 얼핏 보기에도 '좁다' 싶습니다. 10평 주방에서 직원들과 손발을 척척 맞추며 일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인데요. 비결은 '동선'에 있습니다. “주방 동선의 핵심은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접근성’입니다. 한발만 뻗으면 닿아야 해요. 재료와 집기가 멀어질 수록 불필요한 시간이 걸려요. 두 번째는 ‘중복 동선 제거’입니다. 왔다갔다 반복하면 안되고 옆 사람이랑 겹치는 동선이 없어야 오래 일해도 피곤하지 않아요. 세 번째는‘조리순서’예요.조리부터포장까지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배달이 빨라져요.”
조리 흐름대로 이어지는 조리 동선 평면도 | 요기요 파트너마케팅팀
배달 대행업체를 쓰는 매장은 보통 배달 주문이 들어왔을 때 조리를 한 뒤 배차 버튼을 눌러 라이더를 부릅니다. 라이더가 근처에 없다면 20분 이상 라이더를 기다려야 하는 날도 있죠. 하지만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은 배차 요청을 하면 배달 기사님이 대부분 바로 잡힌다고 합니다.
“‘똥콜’이라는 말이 있어요.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5층이나 외딴 곳으로 가야하는 단건 배달을 기사님들이 똥콜이라고 불러요.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라이더 입장에서 손해죠. 어떻게 하면 라이더 대기시간 없이 주문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근처 배달을 묶어주는 것을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어떤 곳이 배달이 어려운 곳인지 사장이 알아야 합니다. 직원들과 부동산 직원인처럼 동네 구석구석을 공부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주소나 건물이름만듣고도엘리베이터가있는지 몇층 건물인지까지 알아요. 주소를 확인하고 배달이 어려운 곳이라면 배달과 함께 묶어 보내요. 기사님들이 저희가게 주문을 빨리 잡아주는 이유죠.”
직원과 지도를 공부하는 사장님 | 라이더에게 음식을 건네주는 사장님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은 2014년 1월 요기요에 입점했습니다. 2021년 7월 기준 누적 리뷰 6856개와 별점 4.7점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배달 건수와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하는 '요기요 우수음식점'에도 30회나 선정됐습니다. 배달로만 월매출 9000만원을 내고 있는 이 사장님이 외식업 식당을 처음 운영하면서부터 반드시 지켜왔다는 신념을 들어봤습니다.
이 사장님은 ‘닭발이 위생적이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깨끗하게 조리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장사 시작 후 줄곧 '오픈 주방'을 운영했습니다. 배달전문점으로 매장을 옮긴 지금도 고객이 포장을 위해 방문하면 깨끗한 주방이 보이는 곳에서 음식을 건네주죠.
“보통 배달전문점이라고 하면 고객들이 위생 문제를 걱정하세요. 특히나 닭발은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에 안드시는 분도 많죠. 고객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런 편견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후드나 화구, 주방집기, 냉장고 안쪽 구석구석 모든 곳을 일주일에 한 번씩 청소합니다. 음식점을 찾는 고객과의 보이지 않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장님은 ‘고객은 외식업 전문가다’라고 믿습니다. 빠른 조리와 배달에 집중한 것도 고객의 '한 마디' 말 덕분이었습니다. “처음 배달을 시작했을 때 배달의 80%는 제가 직접 했어요. 어떤 분들이 주문하는 지 알아야겠다 싶었거든요. 보통 여성 고객들이 저녁이나 야식으로 자주 주문하시더라고요. 근데 꼭 음식이 맛있다는 말보다 ‘배달이 빨라서 좋네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그 때부터 ‘음식이 빨리 오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속도에 집중한거죠.”
닭발은 특유의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는 메뉴로 꼽힙니다. 게다가 불닭발은 매운 음식이라 즐길 줄 아는 마니아들이 먹죠. 사장님은 ‘더 매운 음식은 없냐’고 묻는 고객들을 위해 아예 매운 소스를 단품 메뉴로 추가하기도 했죠. 취향에 따라 소스를 추가해 더 맵게 먹을 수 있으니 고객의 반응도 좋았다고 합니다. 리뷰 이벤트로 제공 중인 ‘팥빙수’도 ‘매운 걸 먹으면 달달한 게 땡긴다’는 고객의 말을 듣고 도입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입안이 얼얼해지는매콤한 닭발 뒤에 후식으로 먹는 시원하고 달달한 팥빙수 맛에 반해 단골이 된 고객도 있습니다.
직화 닭발과 리뷰 이벤트로 제공되는 팥빙수
홍초불닭발N막창 인천본점 전화기 옆에는 ‘안돼요, 없어요, 몰라요.’라는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사장님이 고객에게 절대 말하지 않는 세 가지 대답이죠. 외식업 일을 배우기 위해 잘되는 매장을 찾아다녔을 때 ‘안돼요, 없어요, 몰라요’라는 말을 하는 음식점은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장님의 신념입니다.
“우린 음식과 함께 서비스를 팔고 있어요. 음식 값에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거죠. 고객 입장에서 배달이 늦거나 자기가 기대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때 ‘모른다’는 대답을 들으면 굉장히 무책임하게 들릴 거예요. ‘배달 언제 오나요’라는 질문에 ‘기사님께 연락해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해야 고객도 안심할 수 있겠죠.”